[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김기식 금감원장이 취임 2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본인이 관여한 ‘더좋은미래연구소’에 정치자금 5000만원을 ‘셀프기부’한 것이 결정적인 사퇴의 원인이 됐다. 이와 관련, 김기식 원장은 “법률적인 다툼과 별개로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 놓는다”며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김 원장이 2016년 19대 국회의원 시절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김 원장은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법한 사항이 있으면 (김 원장이) 사임토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선관위는 논란의 발단이 됐던 국회의원 시절 피감 기관의 지원을 받은 해외 출장 사안에 대해선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업무 관련성이나 출장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정치자금으로 보좌진 6명에게 퇴직금 2200만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정차자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 원장은 선관위의 위법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지만, 매우 아쉽다는 입장이다. 선관위가 지난 2년간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었기 때문. 그는 페이스북에서 “그러나,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의 사임으로 금감원은 최근 반 년간 두 명의 수장을 떠나보내게 됐다. 전임 최흥식 원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했고,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의 일이 논란이 돼 취임 2주 만에 물러났다. 연달아 최단 임기 기록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