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 합의에 성공했다. 필리핀 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하면 자본잠식과 수빅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한 수빅조선소 채권은행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한진중공업에 대한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현지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하는 것이 골자다.
한진중공업은 합의내용이 반영된 계획안을 2월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현지법원이 승인하면 계획안은 확정된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되면서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신속한 자본확충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출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이자부담도 크게 줄어들어 경영 정상화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수빅조선소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기 경영정상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영도조선소는 지난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 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방산 물량은 국가계약이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등에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 운영자금을 확보해 영도조선소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며 “인천 율도부지 매각과 동서울터미널·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에 대한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