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파리바게뜨가 인공지능(AI)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일부 직영점에 인공지능 스캐너를 도입해 매장에서 판매되는 빵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7일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PB-I 인공지능 스캐너’(이하 PB-I)가 도입돼 사용 중이다. PB-I는 스스로 빵 종류를 구별해내고, 가격을 표시해 준다. 기존 캐셔(cashier)을 역할 중 일부를 기계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약 3주전 해당 기계를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고객이 골라온 빵을 계산원이 일일이 확인 후, 포스기(POS; Point of sales, 판매시점 정보관리)에 입력해야 결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빵을 PB-I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인공지능 스스로 해당 상품의 종류를 인식해 포스 계산대에 가격을 표시해 준다.
PB-I는 상품의 대표 이미지를 기억해 이를 매칭 시키는 원리로 작동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생산하는 상품은 모두 인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본사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포장빵, 예컨대 박스에 포장된 쿠키나 카스테라 등은 인식이 불가능하다.
파리바게뜨 직영점의 한 관계자는 “상품 인식률(정확도)이 꽤 높은 편이고,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손님들이 많이 몰릴 경우에는 인식 시간이 걸리는 PB-I 사용보다, 포스기에 직접 입력하는 것이 빠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체험한 ‘PB-I 인공지능 스캐너’의 학습 능력은 놀라웠다. 기계 위에 빵을 올리자 바로 옆 모니터에 상품명 ‘추억의소시지빵’, ‘딸기에물든크라상’과 함께 수량·금액이 표시됐다. 여러 개의 상품을 한 꺼번에 올려 놓았는데 각각의 상품 인식과 계산이 빠르게 이뤄졌다.
매장에서 인공지능 스캐너를 경험한 고객들은 신기하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PB-I 후기를 통해 “신기한 인공지능 스캐너가 있었지만, 수동으로 계산하더라”며 “언제 쓰는 것일까”하고 궁금증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품 가짓수가 많아지고, 비슷한 상품이 있는 경우 정확도가 떨어졌다. 색깔만 다르고 비슷한 종류의 3가지 빵(크라상·초코에물든크라상·딸기에물든크라상)을 동시에 인식할 때는 오류가 났다. 결국, 계산원이 직접 상품을 입력해 계산을 마무리했다.
일각에선 “시동거는 무인시대”라는 평도 존재했다. 현재까지는 상품 자동 인식과 계산 수준에 머무르지만, 결제까지 가능해질 경우 무인결제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아직까지 ‘PB-I 인공지능 스캐너’ 의 가맹점 확대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영점에서 테스트가 목적이고, 구체적인 (확대)계획이나 일정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의 이 같은 ‘스마트 베이커리’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에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과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클로이 홈’ 로봇을 운영한 바 있다.
‘클로이 홈’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서비스다. 고객에게 인사를 건내고, 제품 홍보나 제품 소개·추천, 퀴즈 놀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