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전에 뛰어들면서, 이들 중 누가 예비인가 획득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대 2개 은행에 인가를 내주기로 한 금융당국의 방침을 고려하면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인 두 금융지주사 모두 무리 없이 인가를 받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한 곳만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3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식 선언한 컨소시엄은 토스(비바리퍼플리카)·신한금융지주 컨소시엄과 키움증권·하나금융지주·SK텔레콤 컨소시엄 등 2곳이다.
예비인가 신청이 오는 26~27일로 다가왔지만, 이들 두 컨소시엄 외에 추가로 인터넷은행 진출을 희망하는 주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로썬 신한·토스 컨소시엄과 키움·하나·SKT 컨소시엄 간 2파전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최대 2개 은행에 대해 인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진출을 선언한 두 컨소시엄이 별다른 문제 없이 인가를 얻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제3 인터넷은행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어떻게 가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석 의원(자유한국당)은 “인터넷은행 취지가 ‘메기’를 시장에 풀어 미꾸라지들을 정신 차리게 하는 건데, 대형 금융지주사의 진출은 메기가 아닌 ‘새끼 미꾸라지’가 들어오는 것”이라며 “은행시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도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터넷은행의 등장이 과연 은행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지 의문을 표시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규제혁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인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채 의원은 “현재 운영 중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모두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2개 업체의 추가적인 등장은 오히려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부정적 시각 외에 일부 금융지주사와 금융당국 간 껄끄러운 관계도 인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금융감독원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단계는 아니라는 해석이 존재한다.
지난해 초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것이 그 시작이다. 최근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시도하자 금감원이 채용비리 재판에 따른 ‘법률리스크’를 거론하며 이를 좌절시켰다.
금감원 관계자는 “함 행장에 대한 법률리스크 우려 제기는 금감원이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며 “이에 ‘관치 프레임’을 씌우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최근 부상한 이같은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의 양강 구도에선 여전히 두 컨소시엄에 인가를 내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또 다른 유력 후보가 등장해 3파전이 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