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삼성전자가 20일 오전 9시부터 진행한 50회 정기 주주총회는 시작한지 3시간 만에 끝났다. 이날 주총은 작년 50대 1 액면분할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고, 주주들이 1000명이 이상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김현석 CE부문장과 고동진 IM부문장이 직접 나서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침체되면서 다소 흐릿한 전망을 내놨지만, 5G와 AI 등 새로운 사업 분야의 성장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 흐려..5G·AI 등 신성장 분야 수요 증가 예상
반도체 사업부문은 김기남 부회장이 맡았다. 작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품 부문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D램, 낸드 DDI, OLED 제품)를 차지했다. 메모리 사업은 역대 최대 실적(매출 72조원)을 경신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시장이 흐릴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 ▲부품 수요 견인했던 스마트폰 성장 둔화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축소 등을 꼽았다. 다만, 5G와 AI,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분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는 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 5세대 V낸드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메모리는 3세대 10나노급 D랩, 6세대 V낸드 개발로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제품에서 폴더블 등 혁신 제품을 출시해 기술 격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제품에서 8K·초대형 TV·커브드(Curved)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품 부문에서 선단공정 기반의 차별화된 제품과 품질 우위를 유지해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시황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견실 경영을 통해 초일류 사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98인치 초대형 TV 라인업 확대..냉장고, 가족간 소통창구 활용
삼성전자는 작년 TV와 냉장고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켰다. 특히 TV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올해 소비자가전 시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음성AI, 사물인터넷 도입 확대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8K·QLED·초대형·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확대해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할 계획이다”며 ”65인치에서 98인치까지 8K TV 풀 라인업을 갖추고 AI가 탑재된 퀸텀 프로세서를 이용해 시장을 빠르게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초대형 TV는 기존 75인치와 82인치에서 98인치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 QLED TV 라인업의 절반을 초대형으로 구성해 ‘초대형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더프레임과 세리프 같은 라이스타일 TV도 QLED 기술을 적용하고, 화면 크기를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을 넓힌다.
차세대 제품 관련 기술개발 속도도 높인다. 삼성전자는 화면크기 변경이 자유로운 마이크로 LED 기반의 모듈형 스크린 ‘더월’을 세계 최초로 출시해 TV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B2B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생활가전은 라이프 스타일을 접목한다. 예컨대,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패밀리보드를 탑재해 가족 구성원간 소통 창구로 활용한다. 무풍에어컨은 냉방성능을 강화하고, 신소재를 채용한 공간 맞춤형 갤러리 디자인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에어드레서, 그랑데 건조기,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제품은 밀레니얼 세대 니즈에 맞춰 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B2B 사업에서 빌트인 가전은 건축업체와 가구업체, 키친 전문유통등과 시스템 에어컨은 설치 전문업체와 협력해 빠르게 키워나갈 예정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올해 제품 하드웨어, AI 기반의 플랫폼, 고객경험 혁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의 질을 높여주는 혁신 제품을 출시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기반 성장을 실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폴더블폰 시장 개척·보급형 스마트폰 재정비..5G 시대 선도 계획
삼성전자는 8년 연속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단말기 고사양화에 따른 재료비 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한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S10은 초음파 지문 스캐너를 내재한 인피니티-0 디스플레이와 전문가급 사진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탑재했다. 여기에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까지 추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도 개척했다. 갤럭시 폴드는 휴대성과 대화면 경험을 완벽하게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오는 4월 말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 유럽 등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더욱 치열해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도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변화에 민감한 밀레니얼 고객과 성장시장 고객을 위해 멀티 카메라,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했다.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개별 모델의 경쟁력도 대폭 강화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5G 시장도 선도해나간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트리거와 엔진이 될 핵심 기술로 미래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실현하는데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5G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5G 기술 표준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관련 특허도 다수 확보했다.
제품간 시너지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이외에 태블릿, 웨어러블, 액세서리를 포함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개별기기의 판매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각 제품군별 경쟁력있는 신모델 출시와 유통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스마트폰과 연계한 사용성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고객에 더욱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동진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경쟁 속에서 5G·IoT·AI 등 신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기술의 혜택을 제공하는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로서 리더십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작년 매출 101조원, 영업이익 10조 2000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