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 산업은행은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안정과 운항차질 방지를 위해 영구채 5000억원 등 총 1조 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M&A(인수합병) 등 경영정상화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 등을 거쳐 이 같은 자금지원을 골자로 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신속한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시장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했다.
먼저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33.5%) 매각과 신주발행을 통한 자본유치 방식으로 새로운 경영 주체에 지배권을 이전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도 함께 일괄 매각되며, 이에 대해 인수자가 요청하면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
또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 6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영구채 5000억원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에 쓰인다. 대출로 빌려주는 1조 1000억원은 자체 신용에 의한 예비적 지원으로, 경영불안 해소 및 운항차질 방지를 위한 자금이다.
채권단은 이 같은 금융지원에 대한 담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제공 받는다. 이에 따라 박삼구 전 회장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13만 3990주·4.8%) 전량이 담보로 제공된다.
또 금호타이어 담보지분 해지 시 박삼구‧박세창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19만 7498주(42.7%)를 담보로 설정한다. 금호산업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6868만 8063주(33.5%) 전량을 담보로 제공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다.
이와 더불어 채권단은 박 전 회장 일가와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특별약정을 체결한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을 확보하는 것이 약정의 주요 내용이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금호고속에 대해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금호고속의 공공적 교통 인프라 기능을 고려한 금융지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전제로 하며, 금호산업 주식(45.3%)을 담보로 설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으로부터 대규모 금융지원을 받게된 만큼, 다양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력 생산성 제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하바로프스크·사할린(9월), 인천~시카고(10월 말) 등 3개 비수익 노선을 운휴하기로 했다. 내년 이후의 노선 구조개선 계획은 매각주간사 및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중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협조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자금지원이 안정적 경영환경 구축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항공안전과 국민편익을 책임지는 국적항공사로서의 소임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