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화면이 달린 인공지능 스피커의 소리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에 이어 KT가 스마트 스피커를 내놨다. LG유플러스는 화면 일체형과 디스플레이 탑재 AI 스피커 두 가지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KT는 29일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에 화면과 IPTV 셋톱박스를 결합한 ‘기가지니 테이블TV’를 공개했다. 이번 스피커는 AI부터 IPTV까지 폭넓은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의 경쟁·높은 가격대·제한적인 사용성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KT는 신제품을 ‘스마트 스피커‘가 아닌 ‘테이블TV‘로 소개했다. IPTV 기능을 포함해 화면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들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기가지니 테이블TV는 국내 가입자 800만 명이 넘는 올레TV를 전원만 연결하면 집안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기가지니 테이블TV 같은 소형 IPTV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기존 IPTV 서비스를 다양한 장소에서 놓고 볼 수 있는 단말로 받는 만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시청하는 OTT와 이용 형태가 겹치기 때문이다.
물론 기가지니 테이블TV는 IPTV에 인공지능 서비스가 더해진 별도 단말을 이용한다는 차이점은 있다. 콘텐츠 경쟁력 측면에서도 KT는 지난 23일 올레tv를 통해 할리우드 스튜디오 6곳과 독점으로 국내 미개봉작을 방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스피커에 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월 IPTV이용료를 따로 내야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KT 역시 출시가인 39만 6000원을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최준기 KT AI기술담당 상무는 “반값 초이스 등 할인 프로그램으로 가격을 20만 원 이하 수준까지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할인 프로그램은 KT 가입자에 한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 서비스는 유무선 가입자 묶음 할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준기 상무는 “가격테이블은 조율 중”이라며 “반값초이스에서는 고객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U+tv 프리’는 기가지니 테이블TV처럼 IPTV를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로 가격은 39만 6000원이다. 여기에 기가 인터넷과 U+tv 프리미엄 요금제를 결합하면 최대 19만 8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KT 제품도 비슷한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어린이 대상 콘텐츠로 강조한 ‘내 목소리 동화’도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다. 최준기 상무는 “많은 투자가 들어간 굉장히 비싼 서비스라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다”며 ”초기 300명 고객의 반응을 보고 가격을 별도로 책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음성과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화면 터치는 지원하지 않는다. 음성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성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김채희 상무는 “음성으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으며 보조적 수단으로 리모컨을 제공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딥러닝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특정인의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내 목소리 동화의 경우 사전에 300문장 정도를 미리 녹음해야 한다. KT는 시범 출시 기간이 지나면 동화책 수를 늘리고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화자 인식 기술은 인공지능이 특정인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수준까지 확장될 수 있다. 임미숙 KT AI기술&HCI담당 상무는 “인공지능이 특정 사람이 부를 때만 인식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