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우리나라의 친환경차 보급 수준이 세계 평균을 웃돌고 현대·기아자동차도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환경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강화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보조금 정책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7일 세계 전기동력차의 판매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전년대비 28.4% 증가한 429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율은4.5%다.
차종별로는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는 대폭 둔화된 반면 전기차는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231만대로 전체 친환경차 시장의 53.9%를 차지했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6.8%에 그쳤다. 반면 2015년부터 급증세를 보인 전기차는 전년 대비 68.2% 증가한 197만대를 기록해 하이브리드차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전년 대비 61.6% 증가한 122만대(HEV 26만대, 전기차 96만대)를 기록해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기차 구매보조금과 전용번호판 발급 등 적극적인 신에너지차 지원책에 힘입은 결과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둔화된 여파로 전년 대비 0.3% 증가한 116만대(HEV 111만대, 전기차 5만대)에 그쳤다. 제조사별로 친환경차가 쏟아진 유럽은 전년 대비 33.0% 증가한 99만대(HEV 61만대, 전기차 38만대)로 3위를 기록했다.
주요국별 전기동력차의 보급수준과 시장점유율은 모두 일본이 가장 높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모두 세계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1000명 당 친환경차 보급대수는 일본(9.1대), 한국(2.4대), 미국(2.0대), 유럽(1.3대) 순이며, 중국은 0.9대로 아직 낮은 수준이었다.
제조사별로 보면 일본 토요타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토요타는 다양한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전년 대비 8.6% 증가한 168만대(HEV 163만대, 전기차 5만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23.8% 증가한 28만대(HEV 16만대, 전기차 12만대)를 판매해 2위로 뛰어올랐다. 3위인 미국 테슬라는 전년 대비 146.9% 증가한 25만대를 판매했다. 모델3를 앞세운 테슬라는 전기차만 놓고 보면 세계 1위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보급수준과 시장점유율은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나은 편이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한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며 “R&D 지원 확대는 물론 부품·소재 개발에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공동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체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은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EU는 CO2 감축을 위해 2025년부터 신차 판매량의 일정 비율(2025년: 15%, 2030년: 30%)을 친환경차로 판매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중국은 기존의 구매보조금 지원에서 제조사에 의무생산 비율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신에너지차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개인차량과 대중교통의 40%를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인 인도는 2022년 3월까지 3년간 1000억 루피(14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