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KT가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황창규 회장이 내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봄부터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연내 차기 회장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주도하는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영입 작업과 사내 회장후보군에 대한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KT는 올해 평균보다 앞선 4월에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시작했지만, 내부 후보군 수렴 등의 이유로 10월에 돼서야 외부 후보군 찾기에 나섰습니다.
21일 KT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위한 외부 공모를 접수 받습니다. KT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은 회장 후보군에 대한 지배위 평가와 회장후보심사위 추천, 이사회 의결, 주총 안건 상정 과정을 거쳐 최종 선임됩니다.
지배위에서 평가해 추천한 회장후보군은 사외이사(8명)와 사내이사(1명)로 구성된 회장후보심사위에서 심사합니다. 이들은 새 회장 후보를 1~3명으로 압축한 후 이사회에서 1명의 후보군을 의결합니다. 이사회 의결에 오르는 후보가 사실상 최종 후보로 보면 됩니다.
지난 4월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밟은 KT는 6개월 동안 사내 후보군 추리기에 집중했습니다. 지배위 운영규정에 따라 ‘본사 또는 계열사 재직 2년 이상, 직급 기준 부사장 이상인자’로 후보군을 정하고 3명 안팎의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부 추천 인사도 받습니다. 오는 11월 5일까지 외부 공모를 통해 기업, 정부기관 등에서 회장 추천을 접수 받는데요. 접수 기간이 끝나면 지배위는 KT의 사내 회장후보군과 외부 추천인을 비교 평가합니다.
이 후 지배위는 회장후보심사위에 복수의 차기 회장 후보자군을 추천합니다. 회장후보심사위가 마지막으로 심사를 해 KT 이사회에 최종 후보군을 올립니다. 이 때 회장후보심사위는 상황에 따라서 단수 혹은 복수의 후보군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번 차기 회장 선임에서 ‘낙하산 인사’와 ‘포스트 황창규’ 이 두가지 이슈를 잠재워야하는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그 동안 외부 CEO가 올 때마다 KT는 정치적 외풍으로 크고 작은 내홍을 겪었습니다.
KT는 민영 기업이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등 외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 했기 때문인데요. 황창규 회장 재임 기간에도 불법정치후원금으로 인한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수 차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향후 황 회장의 경찰 수사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복잡한 지배구조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여서 그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리스크가 컸다“면서 “경험적으로 낙하산 인사에 내부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KT 사내에서 내부 출신 CEO 탄생을 바라는 눈치입니다. 만약 내부에서 CEO가 발탁되면 11년 만에 KT 출신 CEO가 나오는 셈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내부 후보군 추천 과정에서 황창규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 동안 KT는 차기 회장이 내부 출신이기를 바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4월에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시작했지만, 10월 중순이 넘어서야 외부 인사 추천을 받게 됐다”며 “연내 차기 회장에 대한 가닥을 잡고,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려면 후임 선정 절차가 더디지 않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