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 “이제 IT기술은 공기와 같은 시대가 됐습니다. 전산과 통신이 전면 마비가 되면 사회적인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이를 위한 대비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스스로를 “고집스러운 IT맨이다”라고 소개하는 맹헌섭 투비즈테크놀로지 대표는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가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IT 재난’이다.
사이버 테러가 대표적인 IT재난에 속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제는 통신·전산이 공기와 같은 시대가 됐어요. 만약 누군가가 만들어낸 바이러스로 인해 전산과 통신이 전면 마비가 된다고 가정해 보세요. 사회적 혼란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겁니다.”
재난은 통상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에 발생한다. 이 때를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맹 사장은 IT 분야에서 ‘준비’라는 건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충분한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표준화된 매뉴얼이 없었습니다. 즉각적인 구조에 나서기는 했지만,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 했고, 총괄하는 콘트롤타워도 없어 우왕좌왕만 하다가 모든 게 끝나 버렸습니다.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은 물론 제대로 된 훈련이 안 돼 있었던 거지요.”
맹헌섭 사장은 이러한 ‘IT 재난’을 대비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사이버 테러나 정전 등으로 전산장애가 발생할 경우 전산서버가 자동으로 켜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IT분야에서 매일 또는 매주(또는 매월, 분기별) 작업해야 하는 일을 자동화시키는 ‘배치(Batch)’업무라고 한다. 사람이 특별히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컴퓨터상에서 자동으로 일이 처리되는 것이다.
“전산에서의 자동화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일을 편리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전산장애가 일어날 때를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전산 장애가 와도 자동화가 된 업무는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IT재난 대비와 서버 자동화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현재 많은 기업들은 전산센터를 두 곳(A센터·B센터) 이상 나눠 관리하고 있다. 위치가 다른 두 센터에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해 따로 관리하는데, 하나는 메인 센터가 되고 나머지는 서버센터인 ‘DR(재난복구; Disater Recovery)’ 센터가 된다.
“메인센터 전산이 오류가 났을 때 그 센터를 셧다운(Shut Down)하고 DR센터를 리스타트(Restart)하는 과정을 표준화·자동화 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끼리 자동으로 꺼지고 켜집니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재난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맹 대표는 현재 금융기관 두 곳과 협약, 자동화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꾸준히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회사에 전산 자동화를 거의 완료하고, 블랙아웃 테스트도 끝냈습니다. 이 두 회사는 분기별로 한 번씩 전산기기 (250대씩 총 1000대) 전체를 Shut Down시키고, 순서대로 올리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표준화와 자동화로 IT재난을 100% 막을 수는 없는 것에 맹 대표도 동의한다. 그러나 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구축과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사회가 IT적으로 너무 급격히 발전해 얻은 편의도 있지만 반대로 생긴 패해도 있어요. 그만큼 IT사고가 자주 발생하게 된 겁니다. 이것이 IT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과 준비 또한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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