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앤파트너스 이사 황재규] 요즘 사람들은 보험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나처럼 케이블채널을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보험 광고는 하루에만 수십 번씩 지속적으로 반복 노출된다. 가히 공해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
실제로 얼마 전 발표된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7개월 동안 38개 주요 케이블 채널에서 하루 평균 보험광고만 575건으로 대부업 광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차지했다.
케이블채널에서 방영되는 보험광고들은 ‘값싼 보험료와 큰 혜택’을 강조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유명 탤런트를 메인으로 내세우며 큰 혜택을 무한반복한다. 광고를 보고 있자면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을 보면 소비자 뇌리에 꽂히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광고일 수도 있겠다.
광고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억은 잘 되지만 신뢰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까?’ 조금은 극단적으로 보이겠지만, 보험 광고가 나올 경우 바로 채널을 돌리고, 보험광고에 등장하는 유명 탤런트의 프로그램 역시 기피하게 된다.
혜택을 강조하는 보험광고로 인해 되려 보험을 악용하는 사례까지 빈번한 건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또 보험 광고에서 하나같이 사고를 당하는 것을 마치 당연한 경우처럼 포장해서 왠지 위기감까지 조성하는 것 같아 정서적으로도 별로 좋은 감정이 들지 않는다.
영화에서 나오는 폭주 기관차의 끝은 항상 좋지 않았다. 보험 광고 역시 이대로 가다간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소비자는 날로 똑똑해 지고 있다. 보험 가입도 이젠 부모님 말 듣고 옆 집 보험 아줌마를 위해 들어주는 보험이 아니다. 내 인생의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해줄 동반자 같은 보험을 찾길 마련이다. 단순히 혜택만, 위기상황만 강조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험광고가 좀 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조금이나마 진정성이 전달되는 광고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너무 큰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