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스베이거스 =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볼리(Ballie)는 단순히 로봇이 아니라 인터랙션 디바이스(Interaction device)라고 생각합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은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도래할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에 업계 리더로서 가진 비전과 사업 방향을 밝혔습니다.
김 사장은 “삼성의 모든 디바이스(Device)를 IoT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다고 말하는데, 스마트 씽즈(Smart Things)라고 부른다”며 “글로벌 기준 스마트 씽즈 앱을 다운받은 분이 전세계 1억 2000만명 정도 되고, 액티브 유저는 5500만~6000만 정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가전 기기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선 여러 기기를 합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김 사장은 향후 삼성전자가 추구할 경험의 시대에 걸맞은 제품으로 볼리를 언급했습니다.
지난 6일 김 사장은 CES 2020 기조연설 중 케어 로봇 볼리(Ballie) 볼리를 깜짝 소개했는데요. 공처럼 생긴 볼리는 김 사장이 부르자 굴러서 가까이 다가갔고, 멀어지면 쫓아가는 볼리의 모습 그 자체로 관심이 쏠렸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볼리를 두고 굴러가는 AI 비서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이를 두고 김 사장은 볼리를 단순 로봇이 아닌 인터랙션 디바이스(Interaction Device)라고 소개했습니다.
김 사장은 “집 안에 청소 로봇, 식기 세척해주는 로봇이 각각 따로 있는 것보다 인터랙션하는 디바이스가 있으면 청소 로봇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볼리는 단순한 로봇이 아닌 (사람과 기기들을)인터랙션 하는 디바이스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볼리는 사람의 카메라를 통해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데요. 개인정보보호 우려에 대해선 김 사장은 “집 안에 서버를 두고, 그 집안에서 모든 데이터를 보관하는 미래가 바로 올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볼리 미래는 케어 역할이 중요한데, 어린이, 신체 장애 케어, 펫 케어 등이 있다”며 “볼리 자체보다 다른 디바이스랑 엮어서 어떻게 상품화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장은 로봇 출시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작년 CES 2019에서 연내 로봇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결국 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로봇 론칭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가격입니다.
김 사장은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는 대용량 세탁기와 건조기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대용량 세탁기와 건조기는 200만원 안팎입니다. 만약 200만원대의 로봇이 나온다면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번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 갤럭시 스마트폰 등 IoT를 접목한 제품도 선을 보였는데요. 향후 홈 IoT를 확장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김 사장은 “한국와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에 아파트 전체를 IoT 시스템으로 연결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시작 단계다”며 “국내 기준으로 2만 세대가 수주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아파트 경우 반포 래미안 프레스티지 2444세대에 IoT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시도한 프리즘 프로젝트의 일환인 비스포크 냉장고 성과에 대해서도 공유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취향대로 골라서 끼워 맞출 수 있는 냉장고 4종을 출시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말 세탁기와 건조기로 라인업을 확대합니다. 오는 4월엔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비스포크 버전도 나올 예정입니다.
김 사장은 “비스포크는 팬덤을 형성하는 마케팅을 했고, 굉장히 큰 성공을 했다”며 “팬덤을 만드는 마케팅을 해서 소비자와 교감을 했고, 마케팅을 소비자 스스로가 해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