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신재철 기자ㅣ삼성카드가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고액의 연회비를 내는 일부 회원을 위해 골프 행사를 준비했는데 이게 ‘성(性) 상품화’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입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달 들어 연회비 70만원의 고액 플래티넘 카드를 이용하는 회원을 대상으로 ‘KLPGA 프로 동반 라운딩’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한 달간 일정액 이상을 사용하는 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추첨을 통해 K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 골퍼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겁니다.
얼핏 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습니다. 카드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회사 홍보나 마케팅을 위해 종종 프로 골퍼들과의 동반 라운딩을 마련합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단 시기부터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민이 힘겹게 싸우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굳이 골프 라운딩을 강행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특히, 행사를 안내하는 과정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삼성카드는 회원들에게 행사를 홍보하는 ‘(광고) [삼성카드] The Platinum Card 모바일 DM’이라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이 DM에는 행사에 참여하는 KLPGA 회원 10명의 사진이 모두 실려 있습니다. 얼굴이나 상반신만 나와도 될법한 데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신사진이 대부분입니다.
주요 경력 등 프로들의 실력을 알 수 있는 내용은 하나도 없이 오로지 외모를 강조한 사진만 이름과 같이 걸려 있습니다. 규정상 회원들이 골퍼를 선택할 수 없기에 실력이 뛰어난 선수에게만 몰릴 일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실제로 모바일로 DM를 받은 한 회원은 “안내를 보는 순간 대형 카드사가 기획한 행사가 맞나 싶었다”며 “굳이 여성 골퍼들의 몸매가 드러나는 전신사진을 보여주며 홍보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이어 “괜히 여성 프로 골퍼에 대한 시각이 왜곡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골프 라운딩 행사를 보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시각을 전하며 의견을 물었으나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홍보팀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골퍼 사진의 경우 당사자들이 보내준 걸 그대로 썼을 뿐”이라며 “다른 옷도 아니고 골프복을 입고 있는 모습인데 이상하게 볼 필요가 있냐”며 되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