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했습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스위스에 총 1600대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할 계획인데요. 현지에 수소전기 상용차 생태계를 구축한 현대차는 항후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현대차는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소전기 대형트럭이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유럽 전역과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인도됩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스위스로 떠나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냉장밴 등으로 특장 작업 후 대형트럭 수요처에 공급됩니다. 슈퍼마켓과 주유소가 결합된 복합 유통 체인과 식료품 유통업체 등에서 활약하게 되며, 수요처가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쓰여집니다.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요. 수소전기 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됩니다. 이 같은 방식은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을 빠르게 확대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차는 단순히 차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생태계를 통해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수소 생산 기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입니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부사장은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유럽 수소 밸류체인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소비가 함께 순환되는 수소사업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이번 수출은 수소전기 상용차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에서 활약하게 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이 34톤급인 대형 카고트럭인데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마력/228kgf·m)급 구동모터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사전에 조사한 대형트럭 수요처의 요구 사항에 맞춰 약 400km의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를 확보했습니다.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되며, 총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해 약 32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약 300~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어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산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 트럭은 대부분 경유차이기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이를 대체하는 친환경 화물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소전기트럭은 충전 시간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장거리 운행에 강점이 있어 경유 화물차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글로벌 수소전기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km 이상인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을 기반으로 양산될 예정인데요. 이 대형 트랙터에는 고내구·고출력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