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카페 운영자] 얼마 전 한 방송사 기자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렸다는 글이 언론고시계와 미디어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해당 기자는 특정 지역 비하, 여성에 대한 차별성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심지어 기사까지 나왔다. 언론고시계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기자도 표현의 자유는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니깐 말이다. 하지만 표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만큼, 내 표현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나타날 자유, 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나타날 자유도 보장된 셈이다.
논의를 좁혀 언론고시 수험 목적으로만 한정해 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것은 언론고시생들에게 과연 올바른가. 아니, 도움이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득만큼이나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우선 SNS가 ‘네티즌들만의 것’이라는 착각부터 버려야 한다. 실제로 많은 언론사 인사팀에서는 각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자사 관련 게시물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 필자가 운영자로 있는 언론고시 카페 ‘아랑’에도 각 인사팀 직원들이 일반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일부는 정회원으로 등급 상승까지 받아놨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모 지역 지상파 방송사 측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인사팀의 요청이라면서 소속 아나운서가 전화를 걸어, 해당 방송사에 불편한 내용이 담긴 글을 지워달라고 했었다. 물론 지워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현직 언론인이 아니고 언론고시생이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까. 아마 운영진에서 사퇴를 하지 않았을까.
어떤 언론사에서는 아예 “‘아랑’에서 어떤 글을 쓴 사람이 너냐”라는 식의 질문을 면접장에서 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글을 썼는데, 그 글에 대해 심사위원이 지적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시험을 잘 보기도 어려울 뿐더러, 만약에 ‘내가 쓰지 않았다’면서 발뺌을 하고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든 입사지원서에는 맨 하단에 수험 과정에서 거짓을 말하거나 거짓 서류를 낼 경우에는 입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부분 동의를 해야 원서를 쓸 수 있다. 물론 작은 SNS 글로 입사가 취소될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언론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다. 좋게 활용할 경우 면접관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중앙일보의 ‘나도 칼럼니스트’ 제도가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시사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면 이를 지면에 실어준다. 이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던 친구들이 실제로 수습기자로 입사하기도 했다.
말을 막하는 사람도, 자신에게 불편한 말을 한 사람을 찾아내려는 사람도 잘못됐다. 하지만 당장 약자인 우리 언론고시생들은 적어도 수험 기간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