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자영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선두로 생명보험업계에도 ‘모바일 슈랑스’ 시대가 개막했다. 생보업계는 모바일보험 시장에 차근차근 진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보험 시장에 대한 기대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보험 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지난 27일 보험 가입부터 유지·지급까지 보험 전 과정을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보험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본지 4월 27일 자 <라이프플래닛, '모바일 슈랑스 시대' 열다> 참조)
판매 채널이 늘어나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모바일보험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모바일이 많은 부분 온라인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보험 가입의 접근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요즘은 노트북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더 많은데, 판매 채널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특히, 모바일보험은 편의성이나 가격 면에서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서비스여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 온라인 보험 선발 주자들, '모바일' 속속 준비중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모바일슈랑스’의 시작을 예의주시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온라인보험 시장에 진입한 KDB생명은 “여러 프로세스가 개발돼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우선, 올 6월까지는 모바일보험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내 모바일보험 서비스를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당장 시장이 확대될 것 같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공략하는 데 사전 대응을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이어 미래에셋생명도 모바일보험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졌다.30일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환경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회사는 단순한 화면 구성으로 보험을 잘 모르는 고객을 쉽게 상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도 가독성을 높인 그래픽을 구현했다. 모바일 상에서 가입 절차를 마치지 못했다면 PC 홈페이지(http://online.miraeasset.com)에서 가입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화생명은 온라인 보험 브랜드 ‘온슈어’를 토대로 온라인 보험 시장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모바일보험도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모바일화면은 한 손에 들어가는 사이즈인데 보험은 고객에게 숙지시켜야 할 내용이 많다”며 “작은 화면을 통해 고객이 여러 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라이프도 모바일보험을 준비 중이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가입 설계까지 할 수 있도록 구현한 상태다. 지금은 청약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하느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서비스 론칭시기를 거론하기는 이른 상태다”고 말했다.
◇ 대부분의 생보사들 “아직까지는 큰 기대는….”
현장에서는 설계사 채널을 이용해 종이서류 대신 태블릿PC등으로 전자청약을 확대하는 추세다. 정부가 핀테크(Fintech)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모바일보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업계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모바일보험 시장이 커지리라는 예상은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보험에 앞서 ‘온라인 보험’ 시장확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설계사 채널 중심의 보험사들은 모바일보험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모바일보험을 준비 중인 한 생보사의 관계자는 “보험 업계 전체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은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라면서도 “하지만, 모바일보험 시장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솔직한 속내를 내비친 사람도 있다. 모바일보험을 준비하는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설계사가 고객과 한 번이라도 접촉을 하게 되면 계약 유지율이 좋다”며 “설계사 대면채널의 유지율이 높고 비대면채널은 청약 철회율이 높다는 결과도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보험을 준비하지 않는 생보사 관계자는 “인터넷보험 자체도 아직 발전이 덜 돼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보험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보험의 경우 기존 온라인 보험과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설계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가입 해야 한다. 생명보험의 특성상 자발적인 고객이 생기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생명)보험은 고객이 스스로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설계사 채널의 강점이 옆에서 보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며, 이런 상황이 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