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SK하이닉스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강세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연간 영업이익 5조원대로 복귀했습다.
SK하이닉스는 29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2020년 연간 매출 31조 9004억원, 영업이익 5조 126억원(영업이익률 16%)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CFO)은 “지난해 글로벌 팬데믹과 무역 갈등의 격화로 메모리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그런 중에도 당사는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했다”고 말했습니다.
노 부사장은 또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당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8%, 8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 9662억원과 9659억원(영업이익률 12%)으로 집계됐습니다. 회사 측은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와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제품별로는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습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은 8% 증가, 평균판매가격은 8% 하락했습니다.
올해 D램 시장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향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해 모바일 수요 역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공급 측면은 업계의 공급량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진행한 2020년 및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5G 모바일 제품 출하량이 2억5000만대에서 5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D램 수요는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 SSD 수요 강세와 함께, 현재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중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플래시 대시 생산성을 35% 높인 176단 낸드플래시의 개발을 작년 완료하고, 올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성능, 저전력 하이엔드 모바일을 시작으로 응용처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수요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동시에 전략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올해 계획을 밝혔습니다.
세부적으로 D램은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시스템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2E 등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려갑니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서버향 SSD 고객 인증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존 제품 대비 생산성이 개선된 D램 10나노급 4세대(1A나노)와 낸드플래시 176단 4D 제품을 연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입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양산1z(3세대), 1y(2세대) D램 생산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40%에 근접했다”며 “올 연말 생산비중의 75%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내 1z D램 대비 생산성이 40% 개선된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실행을 본격화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을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비전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우선,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M16 신규 팹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미래성장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올해 SK하이닉스는 보수적인 시설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M16 가동에도 불구하고, 작년 9조9000억원보다는 조금 늘겠지만 보수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ESG 관점에서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전략을 논의해 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선언)에 가입하고 친환경사업 투자 용도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ESG 경영 강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주당 배당금을 117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주당 배당금은 1000원을 최소 금액으로 고정하고 여기에 연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기존 배당 정책에 따라 정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