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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답답, 기사는 억울, 카카오는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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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27, 2021, 06:12:00

[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카카오T(택시)’인가?

 

인더뉴스 이수민 기자ㅣ“완전무결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기사를 평가하는 컴퓨터는 실수 안 합니까?”

 

이달 어느 날 아침. 서울 강남 쪽에 약속이 있어 여느 때처럼 카카오T 앱을 켜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20여분 정도 지났을 때, 15분 후에 온다던 택시 기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거 카카오 네비가 계속 이상한 곳을 가리키니까 주변에서 빙빙 돌고 있어요. 제가 갈 수가 없습니다. 취소 좀 해주세요” 그 뒤로 택시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가서 택시를 다시 잡았는데, 이번에도 10분 정도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고 떴습니다. 결국 카카오T로 택시 타기를 포기하고 지나가던 법인 택시를 운 좋게 잡아탔습니다. 카카오T 취소 수수료는 이미 2000원이나 나갔습니다.

 

“앱을 사용해도 요즘 택시 잡기가 왜 이렇게 어렵죠?” 어렵게 다른 택시를 타자 저도 모르게 푸념하듯 물었습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기사님은 처음 보는 승객의 물음에 ‘카카오 택시 배차가 왜 느린지’ 직접 보고 느낀 경험담을 이야기해 줬습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카카오 네비가 도로 사정과 정확하게 맞지 않아요. 교통 상황은 시시각각 바뀌고, 교통량 등은 자꾸 업데이트되니까 틀릴 때도 꽤 있습니다. 손님이 콜을 불렀을 때 뜨는 예상 시간이 틀린 경우도 많을 수 있어요”

 

20년 경력의 기사님은 요일과 교통상황에 맞게 본인이 쌓은 노하우로 최적의 길을 찾아서 운전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T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오히려 본인의 노하우가 카카오T 배치에 영향을 미치는 평점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카카오T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가지 않으면 고객이 이용 후 직접 평가하는 ‘평점’에 영향이 가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사고가 날 뻔해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승객이 차에서는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시더니 막상 내려서는 별점을 낮게 줬던 경우도 있어요. 또 저는 마스크를 써달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했지만, 승객이 이에 항의를 하다가 시비가 붙어 소위말하는 ‘평점 테러’를 당했던 적도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카카오 운영센터에 문의를 해봤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고객 평점은 누적되어 있고 전체 평점의 평균치이기 때문에 평점 테러를 당해도 기사의 잘못이라는 논리였다는 겁니다.

 

“평점이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회복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죠. 작년 겨울에는 회사에 사납금을 내야 하는데 그걸 사비로 매워야 할 정도였습니다.”

 

기사님에 따르면 다른 법인 택시 기사님들 사이에서도 ‘카카오T 가맹 법인택시 기사들은 평점의 노예다’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고 합니다. 수익을 위해서라면 현실 환경을 반영한 운전보다는 시스템 상 ‘좋게 보일 수 있는’ 기준들을 맞춰가야 한다고.

 

기사님은 “카카오가 콜을 줄 때 고객 평점이 높은 기사들에게 괜찮은 조건(거리 등)을 먼저 주기 때문에 고객이 평점 테러를 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리하게 배차를 몰아준다는 ‘카카오 가맹 택시’ 회사 소속으로 일하고 있지만 바깥에서 보는 것과 내부에서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사님 말씀을 듣고 카카오T 가맹 법인 택시 기사님들의 가장 큰 불만인 평점 민원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물어봤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님들의 평점과 배차 과정이 합리적인 프로세스로 운영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평점은 고객 전체 누적 평점에서 평균치를 내기에 단발성으로 확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그는 “배차 같은 경우는 AI가 직선 거리상 단거리가 기준이 아닌, 다양한 교통 상황을 고려해 최단 소요 시간 기준으로 매칭시켜준다”며 ETA, 기사의 운행 패턴, 전체평점, 실시간 교통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고려해 배차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공정위원회는 올해 2월을 시작으로 총 3번에 걸쳐 카카오 블루 택시를 우선 배차 되게 하는 ‘카카오 택시의 알고리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운송가맹사업자 KM솔루션을 통해 ‘카카오T 블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승객이 택시를 부를 때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보다 먼 곳에 있는 카카오T 블루가 우선 배차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공정위는 ‘배차 콜 몰아주기’ 혐의 조사를 내년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스마트폰 보급과 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앱으로 택시를 예약해 타는 일은 일상이 됐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콜텍시 점유율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택시들의 배차권을 독과점하고 있습니다.

 

몇몇 지자체들은 카카오 택시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택시사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자체 택시 앱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수원e택시, 경기도 리본택시, 부산 동백택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용자들의 관심 끌어내 카카오의 맞수로서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올해 5월 행정안전부가 한국행정학회에 의뢰한 ‘모바일 디지털지방정부 발전방안 연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모바일 앱의 활용도가 저조한 이유(복수응답)로 '낮은 인지도'(70%)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적절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지역민들이 자신의 지역에 카카오 택시를 견줄 만한 앱이 있다는 것 마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지난 4월 출범한 수원시 전용 택시 호출 앱 ‘수원e택시’의 경우, 기술적 한계 인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습니다.

 

기사님들이 호출을 받게 되면 화면이 자동으로 꺼져버리고 거리 순이 아닌 수원 전 지역을 대상으로 4~5km 거리에서도 콜이 들어오는 등 지자체 앱은 한정된 예산에서 진행돼 카카오 T가 이미 구축해둔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택시는 ‘대중교통수단’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카카오택시가 무료로 도입되면서 ‘기사님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밤에도 안전하게 집에 귀가할 수 있는 여성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운행 전 비용을 비교적 정확히 예상해볼 수 있으며, 간편 지불 시스템으로 실물 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등 편리해진 점이 많습니다.

 

쾌적함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 그러나 현장과 호흡하며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카카오가 ‘개발자 마인드’로 대화 테이블에 나오니 ‘현장 노동자 마인드’의 기사님들은 그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시스템을 유료로 전환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무조건적 수수료 인하는 비현실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올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대표는 “궁극적으로 플랫폼과 택시가 윈윈하는 구조가 돼야겠지만 아직까지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수익이 일정수준 이상 되면 수수료를 5%나 그 이하로 내릴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사업 초반부 전면 무료로 운영됐던 카카오 T의 수익 구조를 따졌을 때, 택시 업계가 만족할 만한 합의점이 당장 뚜렷하게 나오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장에서 드러나는 어려움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목소리는 점점 한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카카오는 자체 기술의 완전 무결성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기사님들 또한 ‘양질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체계적인 구조를 염두해 둬야 할 것입니다.

 

택시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이들이 ‘역지사지’의 태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길 바라봅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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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itnno1@inthenews.co.kr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2024.04.18 16:56:19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하림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습니다. 2022년 '유니자장면'으로 국내 짜장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이 2년 만에 꺼내 든 신제품입니다. 짜장(자장의 복수 표준어)라면 시장은 농심 짜파게티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하림은 프리미엄 사천 맛 구현을 통해 확실한 시장 2위를 노립니다. 하림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미식 신제품 론칭 시식회를 열고 사천자장면 출시를 알렸습니다. 사천자장면은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천요리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사천요리는 화자오나 매운 고추 등 사천식 향신료를 사용해 얼얼하게 매운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박주영 사천자장면 브랜드매니저(BM)는 "사천은 바다가 먼 내륙 지방이라 해산물 대신 돼지고기 같은 육고기를 주로 활용했고 더운 날씨를 향신료를 사용해 극복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는 '마라'로 유행하게 된 케이스"라며 "이 두 가지 특징을 잘 살려서 제품 개발부터 제대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강조했습니다. 얼얼한 맛을 내는 마조유와 큼지막한 고추를 썰어 넣어 첫 입부터 끝까지 매콤함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국내산 양파와 마늘, 생강을 볶아 풍미를 더했습니다. 사천자장면 레시피를 제품화하기까지 7개월가량이 소요됐습니다. 하림 내외부 전문가와 중화요리를 즐기는 다수 미식가를 대상으로 다수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림에 따르면 김홍국 회장의 "처음 보는 매운맛",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등의 최종 평가를 거쳐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사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사천식 짜장면 맛을 연구했습니다. 전국 유명 사천 중식당 맛집을 직접 방문해 레시피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는 후문입니다. 유니짜장면과 동일하게 중화풍의 요자이멘 형태이며 닭 뼈 등을 활용한 육수로 반죽했습니다. 매운맛에 초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 아니라 맵기는 일반 라면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맛을 보니 살짝 땀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2개 기준 8700원으로 유니자장면과 같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에 선출시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이날부터 구매 가능합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용기면 개발도 검토합니다. 앞서 하림은 2022년 5월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찐장라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유니자장면은 김홍국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김 회장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했고 곧 제품화로 이어졌습니다. 기존 라면 포장재와 다른 지함 포장 방식과 상온 밀키트 짜장면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이 제품은 그해 9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라며 제품을 홍보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 하림의 더미식 프리미엄 전략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시장 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원재료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농심 짜파게티 점유율이 약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 오뚜기(진짜장·짜슐랭), 풀무원(로스팅 짜장면), 백짜장(더본코리아) 등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짜장면류(봉지/지함면) 시장 내 하림의 점유율은 약 3%입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매출 순위(23개 품목 중) 5위에 올랐습니다. 매출은 90~10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하림은 올해 연매출 120억원, 시장 점유율 10%를 각각 목표로 확실한 2위를 굳힌다는 계획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미식과 관련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라며 "제품 레시피를 만든 셰프가 출연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상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브랜드는 미정이지만 하반기에 팝업스토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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