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베이커리 브랜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이미지ㅣ신세계푸드](https://www.inthenews.co.kr/data/photos/20220414/art_1649319827511_4e72f3.png)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올해 식품·유통업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됐습니다. 화두는 '신성장동력' 발굴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넘게 대면 영업이 움츠러들었고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됐습니다. 온라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식품기업들은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하며 전반적으로 침체했습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새 판 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업들은 주총을 통해 저마다 ESG경영 강화, 인수합병 추진, 수장 교체 및 외부 인재 수혈 카드로 대비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몇몇 기업들은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캐릭터 사업 강화에 주력합니다. 사업 목적에 ▲콘텐츠 제작 유통 및 판매업 ▲캐릭터 상품의 제조 판매업 및 제3자 라이선싱 부여를 추가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부캐(부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한 외식 브랜드와 상품, 콜라보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탄은 지난해 베이커리 브랜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론칭입니다. 제이릴라는 1년여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등장한 이후 정 부회장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SNS를 넘어 ‘손에 잡히는’ 다양한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제이릴라를 매력적인 캐릭터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캐릭터를 통한 상품 판매가 목표라기보다는 제이릴라 육성 자체에 주력하고 있다"며 "식품 회사에서 만든 캐릭터라고 해서 한계를 두기보다는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와 협업해 캐릭터를 재미있게 키워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보틀벙커 내부. 사진ㅣ롯데쇼핑](https://www.inthenews.co.kr/data/photos/20220414/art_16493198257235_592b98.jpg)
롯데쇼핑의 시선은 주류를 향합니다. 이번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을 넣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롯데쇼핑이 중점을 두고 있는 와인 사업 확장을 위한 밑작업일 것이라 해석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잠실점을 리뉴얼하며 ‘보틀벙커’를 선보였습니다.
보틀벙커는 국내 최대 와인 매장으로, 1호점(잠실점)의 경우 개장 후 3일간 매출이 6억원입니다. 한 달간 매출신장률이 405%에 이릅니다. 와인의 인기가 증가하고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이러한 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반등 기회를 모색해 적자를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SPC삼립은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 ▲사료제조·판매·유통 및 수출입업을 추가했습니다. 최근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크게 히트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SPC삼립은 제약회사들의 텃밭이었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펫 사료를 신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아 드라이브를 걸 전망입니다.
SPC삼립 관계자는 "건기식과 사료 관련 시장은 신사업 관련해 계속 검토 중인 상황으로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SPC삼립이 식품회사다 보니까 다양한 항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범위가 펫푸드 시장까지 확장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해태제과식품은 사업목적에 ▲폐기물 처리업 ▲신재생 에너지사업 ▲태양광 발전사업 ▲에너지 저장장치 제조업 ▲전기 공사업 ▲전기 판매업을 추가했습니다. 9월 완공을 앞둔 친환경 과자공장의 태양열 발전설비와 관련된 사업으로, 전력 일부는 공장 가동에 쓰고 여분의 에너지는 외부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출시 40여일 만에 1천만개 팔린 SPC삼립 ‘포켓몬빵’. 이미지ㅣSPC삼립](https://www.inthenews.co.kr/data/photos/20220414/art_1649320328358_702ba5.jpg)
농수축산물 가공 생산업체 사조대림은 신사업으로 주류판매업을 명시했습니다. 앞서 사조대림은 2019년 사조해표를 흡수합병하고, 육계 가공업체와 동물사료 재조사를 합쳐 사조원을 만드는 등 등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도모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식자재유통업체 사조에프에스도 흡수합병했습니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사조에프에스가 식자재 납품을 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업체들이 요청하는 항목이 있으면 판매하지 않더라도 주류 등을 제공하곤 했는데 그것 때문에 사업목적에 포함된 것"이라며 "주류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외에도 농심과 매일유업은 각각 '교육서비스업'과 '경영컨설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 기존 사업과 다른 신사업 준비 가능성이 제기되자 농심은 "사내 직원 교육 목적", 매일유업은 "지난해 분사한 매일헬스뉴트리션 등의 자회사 경영 컨설팅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관을 변경하고 사업목적을 추가한다고 바로 신사업에 돌입한다고 예단할 수는 없다"며 "다만 식품업계가 동종·이종 산업 간 단순 협업을 넘어 전혀 다른 신사업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