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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오피니언

손보사들의 ‘열성적인 경쟁사 모니터링’..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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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01, 2016, 02:04:03

[현장에서] KB손해보험의 장기위험손해율을 취재하고 나서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최근에 KB손해보험의 장기손해율이 확 낮아졌는데, 급기야 삼성까지 그 배경 파악에 나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낮췄는지 다들 궁금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얼마 전 만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 동향을 묻는 기자에 이렇게 답했다. 손해율이라면 보험사에서 매일 같이 울고 웃는 이슈라 점심 내내 귀를 쫑끗 세웠다. 점심 자리를 서둘러 마치고 해당 보험사인 KB손보에 2014년과 2015년 2년간 장기 위험손해율 자료를 요청했다.


KB손보로부터 받은 답변은 2014년에 87.6%였던 손해율이 2015년에는 82.3%로 낮아졌다는 내용이었다. 1년 사이 무려 5%p 넘게 낮아진 것이다.


단 1%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보험사가 사업비를 줄이고, 보험료를 올리고, 위험담보를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인데, 5%면 보험사들이 놀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좀 더 열심히 취재했더니 허무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4년 KB손보가 미국 법인 영업손실로 인해 책임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손해율이 급상승했다. 이후 책임준비금을 쌓는 이슈가 종료되면서, 장기 위험손해율이 80%초반 수준으로 복귀했다.


KB손보의 장기 위험손해율은 2014년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이 2015년에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한데, 업계에서는 최근 1년 동안의 수치만 보고 손해율 급락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경쟁사들끼리 매달 영업실적을 비롯해 투자운용실적, 손해율, 사업비 등의 경영 전반을 직접 비교하며 서로를 모니터링한다. 이 때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그 배경에 대해 파악하고, 분석해 담당 임원에 즉각적이고 경쟁적으로 보고한다.


특히, 타사에 대한 견제는 상품개발 부서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A사에서 기존에 개발한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경쟁사인 B사에서 새로운 담보 혹은 상품을 내놓으면 즉각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는 일이 벌어지는 식이다. 


최근에 만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부화재랑 KB손보가 새로운 특약이나 제도를 도입하면서 삼성(화재)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더라고요.”라는 말을 전하면서, "상품개발 부서는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병사 같다"는 말을 보탰다. 단 1분이라도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다는 뜻에서다.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경쟁사의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게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손보사들의 문화가 서로가 서로의 상품을 베껴서 출시하고, 결국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좁히는 결과로 나타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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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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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주문 다음 날 에어컨 단다…쿠팡 배송 이어 설치도 ‘로켓’ 차별화

2025.06.12 07:04:00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쿠팡이 '로켓설치' 서비스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쿠팡이 도입한 로켓설치는 쿠팡을 통해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대형 상품을 주문하고 구매자가 원하는 설치 날짜를 정하면 쿠팡이 설치 기사를 배정해 빠르게 설치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오후 2시 이전 주문 시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이틀 안에 설치가 가능하며 배송 및 설치 비용은 기본적으로 무료입니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035420]가 자체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공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업계 1위인 쿠팡의 아성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사용자 확보 등의 문제로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443만명을 모으며 점유율 11.05%로 8위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사용자 점유율에서 쿠팡은 3291만명을 확보하며 8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해 큰 차이를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액을 기준으로 하면 격차는 보다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총 242조원으로 이 중 쿠팡은 22.7%, 네이버는 20.7%로 각각 추산되며 근소하게 쿠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네이버가 편의점 퀵커머스, 컬리와의 제휴 등으로 식품 배송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당장은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쿠팡과 나란히 경쟁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가 경쟁사와의 차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같이 에어컨의 수요가 높아져 설치가 어려운 시기에도 1~2일 만에 에어컨 설치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메리트를 가진 서비스라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삼성전자스토어, LG베스트샵 등 주요 가전 판매점에 문의해 본 결과 가장 빨리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도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3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가전 설치가 가능한 데에는 로켓배송을 통해 집약해 온 노하우 덕분으로 보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위해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을 직매입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비할 수 있었다"라며 "로켓설치도 마찬가지로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직매입해 주문을 받기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송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로켓배송으로 쌓은 데이터가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들여올 매입량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입고시켜 물량 부족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설치 문의가 증가하는 여름에는 배송뿐 아니라 설치 인력 확보도 중요합니다. 쿠팡은 '로켓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자체 전문 설치기사를 배정해 설치를 진행합니다. 한 설치업 종사자는 "쿠팡은 성수기에 외부 전문기사들도 추가적으로 투입해 설치 일정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량에 대한 선제적 입고를 진행하듯 외부에서의 설치 인력 확보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로켓설치에 대한 이용 평가도 호평이 다수 입니다. 최근 로켓설치로 에어컨을 설치한 한 이용자는 "갑자기 더워져 에어컨 설치가 급한 상황이었는데 하루 만에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끝나 편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로켓설치에 입점해 있는 한 에어컨 대리점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설치가 일정에 어긋나지 않고 진행된다"며 "여름과 같은 성수기에 특히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쿠팡은 로켓설치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구뿐 아니라 러닝머신, 실내자전거와 같은 대형 스포츠기구부터 타이어까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로켓설치 서비스의 범용성을 넓혀나가 배송뿐 아니라 설치 영역에서도 쿠팡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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