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시공사와의 갈등을 이어온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을 비롯한 서울 내 3개 정비사업 조합이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며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 등과 합동점검반을 구성 후 둔촌주공, 보문5구역, 대조1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조합 3곳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해 총 65건의 법령 위반 사례를 적발했습니다.
적발된 사례의 경우 용역계약 관련 16건, 예산회계 관련 19건, 조합행정 관련 26건, 정보공개 관련 3건, 시공자 입찰 관련 1건입니다. 국토부는 11건에 대해 경찰 수사의뢰를 진행하고 22건은 시정명령, 4건은 환수권고, 27건은 행정지도, 2건은 기관통보 등의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A조합의 경우 정비기반시설공사, 쓰레기자동집하시설공사, 건설감리용역 등 총 1596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13건의 용역계약을 총회 의결 없이 진행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총회 의결없이 용역계약 체결을 추진한 조합 임원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조합원 명부, 용역업체 선정계약서, 자금 집행내역 등 조합원이 공개 요청한 정보를 비공개하거나,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정보에 대해 공개를 지연한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정비사업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열람‧복사 요청에 불응한 조합임원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상가 재건축과 관련한 운영비 및 사업비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조합 결산보고 시 상가가 집행한 사업비 및 운영비를 포함한 통합재무제표를 작성 및 보고하지 않은 것도 드러났습니다. 또 상근임원에 대한 급여는 예산상 급여항목으로 편성된 임원에게만 지급해야 함에도 상근이사 1명을 추가로 임용하고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적발됐습니다.
B조합은 총회 의결 없이 조합이 조합장으로부터 2억원의 자금을 빌린 혐의와,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무등록자가 사업시행계획인가총회, 관리처분총회 및 시공자선정총회의 서면동의서징구 업무를 대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사업비 예산결산대비표를 작성하지 않고 대의원회와 총회에 미보고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C조합은 인력공급계약, 공사계약 등 25건의 계약을 사전총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 없이 체결하고 사업시행자가 이주촉진용역계약, 업무용역계약 등에 대해 수의계약 방법으로 계약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시공사 선정 입찰참여 안내서에 이사비용을 세대당 1000만원으로 제안하도록 표시하고 시공자들이 입찰 제안서에 이를 표시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 또는 제공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적발된 사례에 대해 적법 조치를 하고 불공정 관행으로 인한 서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올해 하반기에도 시공자 입찰 및 조합운영 과정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라며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조합점검 결과를 유형별로 정리한 후 타 시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비시장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