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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마법 손질 vs 자사주 기업자율…‘균형’ 내세운 금융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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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05, 2023, 19:06:30

김소영 부위원장 "주주보호·기업수요 고려"
"자사주 소각의무화 경영권 방어수단 박탈"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자본시장에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양가적 제도가 하나 있습니다. 회사가 자신이 발행한 주식을 스스로 취득하는 법률적 상태 즉 '자기주식' 또는 '자사주' 입니다.


자사주 취득·소각은 발행주식 감소로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이익을 높이는 한편 회사 인적분할 과정에서 추가출자 없이도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 이슈가 공존합니다.


최근 금융위원회 정책자문기구 금융발전심의회가 '자사주 소각의무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주주 보호와 기업의 실질적 수요를 균형있게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5일 한국거래소·금융연구원이 공동주최하고 금융위·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상장법인의 자기주식제도 개선 세미나'가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렸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정부는 자사주제도가 대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남용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향후 정책방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선 자사주가 사실상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돼온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만큼 앞으로 정책 마련과정에서 주주 보호와 기업의 실질적 수요를 균형있게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자사주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하므로 정부는 시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5페이지 분량(공백포함 2282자) 개회사중 '현행 자기주식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40%에 가까운 2페이지(887자)를 할애한 것으로 미뤄 금융당국은 자사주 손질에 무게가 기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금융위는 앞서 올초 업무보고에서도 '자본시장 선진화'를 내걸어 자사주 취득·처분 목적 등 공시를 강화하고 대량보유보고의무(5%룰) 위반시 제재 강화 등 주주권익 제고방안을 밝힌 바 있습니다.


첫번째 문제의식은 자사주 마법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회사의 자기주식에 신설회사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배정된 지분만큼 지배주주의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입니다.


자사주 마법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지배주주의 추가적인 출연없이 달성되므로 외부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위원장도 "자사주는 의결권 같은 대부분의 주주권이 제한되고 있음에도 유독 인적분할의 경우 관련법령과 판례의 태도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이 관행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문제의식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은 "기업이 보유중인 자사주를 우호적인 기업과 맞교환하면 사실상 의결권이 부활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일반주주 지분은 희석되고 건전한 경영권 경쟁도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이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반면 재계의 입장은 다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5월말 '주요기업 자사주 활용 현황 분석 결과' 자료를 내 "자사주 취득과 처분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측면뿐 아니라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자사주 소각을 강제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전경련 분석 결과 2022년말 매출 상위 100대기업의 자사주 총액은 31조5747억원, 코스피 전체(797개사)로는 52조2638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전경련은 "최근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이익 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만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을 강제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자사주 정책변화나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비해 자사주 물량을 대거 주식시장에 푼다면 소액주주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기주식제도 현황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국내외 자사주제도를 소개하고 검토 가능한 개선방안과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 자사주의 다른 권리는 정지되지만 실무적으로 합병과 분할시 자사주에 신주배정권리를 인정하는 점, 판례 등에서 자사주 처분과 신주 발행을 다르게 취급하는 점 등을 문제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자사주 보유한도를 설정하거나 강제 소각토록 하는 방안, 자기주식을 처분할 때 신주 발행과 동일한 절차를 적용하는 방안, 자사주 맞교환 금지 방안, 합병·분할시 자사주에는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등 주주 권리를 정지하는 방안을 설명했습니다.


금융위는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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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기자 heysunn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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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루머, 사실무근…법적 조치 검토”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루머, 사실무근…법적 조치 검토”

2024.11.18 19:14:27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함께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증권가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풍문이 돌았습니다. 증권가 지라시(소문을 적은 쪽지)에는 롯데그룹이 다음달 초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며, 차입금은 39조원이지만 올해 그룹 전체 예상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불과해 그룹 전체로 위기가 촉발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은 낮 12시 30분께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했습니다. 지라시 여파로 롯데 계열사들이 이날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파장이 그룹 전체로 퍼졌습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이전부터 여러 차례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행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날 롯데지주 주가의 종가는 2만5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59% 떨어졌고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종가 역시 각각 5만8000원(6.60%), 6만5900원(10.22%)으로 하락세로 마감됐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수사의뢰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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