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올해 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단일 유통 시설 중에서는 최초입니다.
2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위치한 강남점은 지난 20일까지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입성했습니다. 2000년 개점 이후 10년 뒤 당시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 돌파한 강남점은 2019년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된 지 4년 만인 올해 매출 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세계에서도 영국 해러즈 런던(지난해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지난해 약 3조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성적입니다. 강남점의 올해 영업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800만원에 달합니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을 달성한 데는 구매력을 갖춘 VIP의 힘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았습니다. 신세계 측은 독보적인 MD(상품기획) 역량을 VIP 방문 이유로 꼽았습니다.
지난 2016년 신관 증축·전 관 리뉴얼을 거친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명품 라인업에서도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를 비롯해 구찌(6개), 디올(4개)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엔데믹 이후 가전·가구 성장세가 주춤한 분위기에서도 올해 강남점 리빙 카테고리는 35.7% 성장했습니다. 특히 20대가 전체 매출의 10%를 점유하며 ‘잠재 고객’에서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이 고객층 확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스포츠 전문관 등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했습니다. 그 결과 스트리트 캐주얼 매출은 전년 대비 94.6% 신장했습니다.
K팝 그룹 세븐틴의 팝업 스토어(9월)와 헬로키티 팝업(11월) 등 한정판 굿즈와 체험형 전시 중심의 콘텐츠를 소개한 것도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습니다. 엔데믹을 맞아 외국인 방문도 늘었습니다. 올해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87% 증가했고 멤버십 가입 외국 고객 역시 372% 늘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기존의 관행을 깨는 데도 주력했습니다. 신세계는 2018년 임시 매장을 위한 정식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를 도입했습니다. 유명 명품 브랜드들은 이곳을 통해 시즌 컬렉션이나 신상품을 최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더 스테이지에서 티파니 락 컬렉션 론칭(2월), 루이비통 볼트 주얼리(4월), 버버리 다니엘 리 컬렉션(9월),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기념 컬렉션 팝업(10~11월) 등이 잇따라 열렸습니다. 더 스테이지에서 거둔 팝업 매출만 럭셔리 브랜드 매장 연간 매출에 견주는 200억원에 달합니다.
내년에는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식품관 리뉴얼이 한 해에 걸쳐 완성됩니다. 강남점 식품관은 국내 최대인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식품 장르별 전문관’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업계 최초로 위스키·샴페인 모노샵도 도입합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