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창립 100주년 하이트진로가 새 글로벌 비전 '진로의 대중화'를 선포했습니다. 맞춤 유통 전략을 강화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 하이트진로의 시초인 진로소주(참이슬)를 글로벌 주류시장에서 맥주·위스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목표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진로의 대중화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단순히 전 세계에 소주 접근성을 확대하는 측면을 넘어, 세계인 일상에 함께 하는 글로벌 주류 카테고리 중 하나로 성장시킨다는 게 '진로 대중화'의 핵심입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언한 이후 과일소주와 일반(레귤러)소주를 앞세워 투트랙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높아진 한류 인기에 한국 미디어를 통해 소주를 접하고 시도하는 글로벌 소비자가 늘었습니다. 참이슬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글로벌 소주 시장은 2017년 대비 2.5배 성장했습니다.
현지화 마케팅으로 현지인 음용 비율도 높아졌습니다. 하이트진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소주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 7개국의 현지화 평균 비율(현지인이 소주를 구매한 비율)은 2016년 23%에서 2022년 81%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필리핀이 약 18%에서 약 80%로, 영국은 16%에서 77%로 올랐습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 전무는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라고 설명해야 이해가 빨랐던 시절, 2016년 이곳 베트남에서 소주를 세계화시키겠다고 선포했다"며 "이제 참이슬은 대한민국 대표 주류 기업으로서 개척차 정신으로 대한민국 소주를 넘어서 세계인의 소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의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중단기 해외 사업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해외 과일 소주 성장세에 맞춰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글로벌 신규 소비자를 유입하고자 합니다. 국가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출시와 함께 '녹색병 소주' 알리기에 집중합니다.

유통 전략은 성장성 있는 거점 국가를 선발해 우선 공략할 방침입니다. 2017년 8개국이었던 우선 공략 국가(전략국가)는 17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현재 86개국에 소주를 공식 수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 한국 소주 제품을 판매하는 게 회사의 최종 목표입니다.
엔데믹에 돌입함에 따라 유흥(온) 채널 마케팅에 박차를 가합니다. 지난해 영국 햄버거 브랜드 '어니스트버거'와 협업하는 등 로컬 프렌차이즈 계약을 통해 현지 인기 업소와 전략적 제휴 활동을 전개합니다. 향후 지역 내 주요 유흥 상권을 선별하고 현지 MZ세대에 인기 있는 거점업소 마케팅을 강화합니다.
황 전무는 "유흥채널 입점을 해야만 가정 채널에 입점한 제품 판매량과 회전 주기가 빨라진다"며 "유흥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좀 더 쉽게 알리고 브랜드 소비를 촉진해야 가정 채널에 들어가는 하이트진로 소주 판매 회전도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이미지 강화를 위해 진로와 소비자의 접점을 확대합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참이슬 모델인 가수 아이유 광고와 맞춤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최근까지 베트남 타이빈성 페스티벌, 태국 K-콘서트, 영국 APE 등에 참가해 시음부스를 운영하며 진로를 홍보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진로 소주 현지화 비율을 90%까지 높이는 한편 소주 해외 매출로만 5000억원을 이룬다는 목표입니다. 올해 소주 해외 매출은 1585억원으로 6년 전보다 2.8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베트남에 지어질 하이트진로 첫 해외 생산기지가 수출량 확대에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베트남 공장은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 8만2083㎡(2만5000평) 부지에 들어섭니다. 내년에 착공해 2026년 완공 시 하이트진로 소주 해외 판매량은 올해 1억8600만병에서 2030년 5억1000만병으로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일단 첫해 생산량 목표치를 100만상자로 설정했습니다.

소주 가격은 국가별로 천차만별입니다. 우리나라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2000~3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는 전략국가임에도 한화로 약 2만원을 내야 합니다. 국가마다 세금 체계나 운반비 등 부차적인 요소에 따라 현지 판매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하이트진로 측은 설명했습니다.
황 전무는 "소주 가격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초기 타겟(한국 거주 경험 있는 현지인)에게 판매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선입견이 없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타겟을 조정했고 성과를 얻었다"며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만큼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인지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를 새 글로벌 태그라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진로의 대중성을 전달해 술 이상의 인간관계 소통 수단으로 브랜드를 널리 알린다는 계획입니다. 진로가 22년째 세계 증류주 판매 1위인 만큼 증류주로서의 글로벌 입지는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소주가 맥주, 위스키, 와인과 같은 메인스트림에 진입하려면 과일소주 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참이슬, 진로 같은 레귤러 소주로의 유입과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2030년 소주 수출 5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일소주를 넘어 레귤러 소주로 안착이 필수적입니다.
황 전무는 "과일소주는 과일 인지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유입책으로 출시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소주의 해외 유입자를 레귤러화 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양한 트랙으로 과일 소주를 인지시킨 뒤 가정과 유흥채널을 통해서 판매를 활성화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