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디레몬(d-LEMON)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맛있는 레몬이라는 뜻입니다. 고객이 레몬클립을 통해 보험을 고를 때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비자에 맛있는 레몬(보험)을 손에 쥐어드리겠다는 게 회사의 모토입니다.”
실제로 씹어봐야만 맛을 알 수 있는 과일이 있다. 바로 대표적인 신맛 과일인 레몬이다. 금융상품 중에선 보험이 직접 경험(가입)해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레몬과 비슷하다. 소비자가 보험 상품을 고르는 것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함께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있어 만나 봤다.
핀테크 기반 스타트업 디레몬의 공동대표인 신승현 대표와 명기준 대표다. 신 대표는 보험계리사 출신으로 국내 유명 증권사에서 보험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명 대표는 KDB생명의 다이렉트 보험을 기획하고 업계 최초로 론칭하는 일을 주도했다.
신 대표가 먼저 디레몬의 사업포부에 대해 설명했다. “보험은 금융의 전체 민원에서 60%를 차지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은 모집과 보험금 지급에 대한 내용입니다. 보험가입률은 높지만, 정말 제대로 가입했는지 잘 모르고 있죠. 소비자의 혜택을 늘리고 불필요한 점을 고치는 일을 위해 디레몬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디레몬은 지난 10일 온라인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 '레몬클립(www.lemonclip.co.kr)'을 론칭했다.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해 '인슈테크'란 신개념을 도입했다. 기존 보험 서비스를 IT·모바일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유형의 보험 서비스로 진화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레몬클립은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회사별·상품별 보험료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 여기에 개별 소비자의 연령, 소득, 라이프 스타일 등을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종합해 추천할 만한 상품이 제시된다.
“우리나라는 보험가입률은 높지만,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불필요한 상품을 과하게 가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꼭 들어야 하는 보험을 제시하는 일이 필요한 거죠. 가령, 종신보험에 가입하길 원하면 상품을 추천해주기 보다는 '가입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보장과 목적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디레몬에서는 연령대별로 필요한 상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예컨대, 20대가 꼭 가입해야 할 '머스트해브(must have) 상품', 가입하면 좋긴 하지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경우 '나이스투해브(nice to have)상품'으로 추천된다. 이 외의 상품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는 게 디레몬이 추구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전체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제일 저렴한 상품이 주로 추천됩니다. 디레몬은 고객이 상품 가입할 때 생기는 수수료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온라인 상품에 대한 수수료가 적은 편이지만, 소비자에겐 좋기 때문에 최대한 소비자에 유리하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디레몬의 '레몬클립'은 현재 금융위원회 주도로 만든 '보험다모아'와 비슷한 유형의 보험비교사이트다. 다만, 레몬클립은 자체적으로 보험가격 검색엔진을 개발해 보험료를 소비자가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레몬클립의 검색엔진이 가입자의 정보를 활용해 보험요율 등을 반영한 보험사의 보험료를 제시하는 것.
예컨대, 레몬클립의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때 '가입자의 정보가 보험요율을 알 수 있도록 활용된다'는 등의 정보동의를 받는다. 레몬클립의 검색엔진은 고객 인증정보를 바탕으로 보험개발원이 제시한 보험요율을 반영하고 원하는 조건과 해당 보험을 연결하는 알고리즘으로 전체 보험사의 상품 가격을 한 화면에 모아준다.
이를 테면 레몬클립이 가입자를 대신해 검색 대행을 해주는 것이다. 현재 '보험다모아'와 독립법인대리점(GA)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험비교몰과 비슷한 구조다. 디레몬 역시 보험대리점 라이선스를 취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자동차보험과 상해보험, 질병보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상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고, 인(人)보험의 추천상품은 실손, 정기, 연금보험, 질병보험의 일부가 탑재돼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절세 목적을 위한 보험, 유병자를 위한 상품, 노후 특화 상품, 휴대폰 보험처럼 단품 보험 등으로 확대해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들 공동대표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언급한 표현은 바로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 중심'이다. 이제 막 시작한 기업이지만,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가 궁금해 물었다.
명 대표는 “현재 대리점(GA)은 더 높은 수수료를 얻기 위해 운영하고 있지만, 레몬클립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없는 옵션(상품)도 추천할 수 있도록 보험사에 상품 개발을 제안하는 일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향후 보험관련 민원을 줄이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 대표는 “큰 틀에서 보험 상품의 디자인과 설계를 하려는 목적인데, 그 중 보험 민원을 줄이기 위한 목표도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얻는 이익을 바라고, 좋은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업이 확장될수록 결국 높은 수수료율을 따르는 것 아닌가 하는 일각에 우려에 대해선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의 밸류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절대 수수료율에 따른 의사결정은 하지 않을 겁니다. 디레몬이 시장을 리드하고, 소비자도 같이 따라온다면 결국 시장도 바뀌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디레몬은 앞으로 보험상품 비교와 상품 가이드라인 제시를 비롯해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직접 개발한 앱을 통해 보험금 청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객별 보험금 청구 가능금액을 알려주고, 나아가 손해사정 등의 전문영역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
그야먈로 보험의 A부터 Z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명 대표는 “디레몬은 긴호흡으로 단계별로 진행할 것”이라며 “모든 보험사가 디지털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보험사와 협업이 필요한 경우는 적극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