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올해 하반기 두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기준금리(연 3.50%)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역대 최장인 13차례 연속으로 동결됐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 부동산대책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긴축기조 유지 배경을 밝혔습니다.
물가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졌다"고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금통위는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에서 2.5%로 소폭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번 금통위에선 통화정책 기조전환 이른바 피벗(pivot)에 무게를 둔 금통위원이 지난 7월 회의 때보다 2명 더 늘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의 근거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정책도 시행될 것인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도하게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이 총재는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배경을 설명하는 가운데서도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내에는 10월, 11월이 다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를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