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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②오리온] 초코파이는 깐깐한 중국을 어떻게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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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19, 2024, 09:09:09

중국법인 매출 1조1790억, 오리온 전체 매출의 40%
1700개 경소상 뚫고 현금 결제 정착해 주도권 확보
하반기 간접영업체제 전환 속도⋅성장채널 영업 집중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중국은 인도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14억2500만명)로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입니다. 외국 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합니다. 자국 산업 보호 명분의 각종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국제 정세 및 인건비 상승은 사업 운영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2016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졌습니다. 2020년 중국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경색 국면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오리온은 살아남았습니다. 단순히 생존을 넘어 한국보다 더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초코파이는 이미 중국인에게 ‘국민 간식’입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중국법인 매출이 한국을 앞서는 회사는 오리온이 유일합니다. 오리온의 지난해 매출 2조9124억원 가운데 중국법인 매출은 1조1790억원으로 한국법인(1조700억원)보다 많습니다. 중국은 오리온 전체 매출의 40%, 영업이익의 45%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입니다.

 

오리온은 한·중 수교(1992년)가 맺어진 다음해인 1993년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며 처음 해외에 진출했습니다. 1995년 중국법인을 설립한 뒤 보따리상 등을 통해 초코파이가 중국인에게 호응받는다는 점을 확인한 오리온은 1997년 중국 현지 생산을 결정했습니다. 1997년 랑팡 공장을 시작으로 상하이, 텐진, 다롄 등으로 유통망을 넓혔습니다.

 

전 세계에 총 11개의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오리온은 중국에만 총 6개 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매출은 2013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1조원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법인 영업이익(2210억원)은 한국법인(1688억원)보다 30%가량 높았습니다.

 

 

중국에는 대륙의 크기만큼이나 민족과 소비계층이 다양합니다. 음식에 대한 기호와 성향도 지역별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리온은 국민감정과 트렌드 등을 파악해 제품 개발에 돌입했고 2008년부터는 ‘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현지 친밀감을 높였습니다. 한국의 ‘정’처럼 중국인들이 중시하는 가치 ‘인(仁)’자를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포장지에 삽입하는 전략입니다. 

 

2000년대 들어 인구에서 나오는 소비력을 확인한 국내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에 진출했지만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는 기업도 많았습니다. 이는 중국 유통망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한 결과였습니다. 중국은 전국 규모 유통기업이 시장을 꿰찬 한국과 달리 지역별로 매우 폐쇄적인 유통망을 가진 게 특징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식음료업체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경소상’이라 불리는 기업형 도매상입니다. 이들을 뚫지 못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물론 동네 구멍가게에도 제품을 들여놓기 쉽지 않습니다. 오리온은 유통구조가 복잡한 중국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1700개 이상의 경소상과 거래하며 간접영업체제 정착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지 유통 채널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성비 있는 간식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늘면서 간식점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낱개 포장들을 무게로 재서 파는 벌크형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등 회원제 할인 매장 전용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깊숙한 현지화 전략을 펴는 동시에 수익성 보전을 위한 원칙도 세웠습니다. 판매대금 회수가 어렵거나 반품이 증가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외상(외음) 거래 대신 현금 결제를 정착시켰습니다. 현금으로 제품을 구매한 중국 도매상들이 빠른 현금회전을 위해 오리온 제품부터 판매하면서 매출과 현금흐름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다만 명절(춘절) 시점 차이와 위안화 약세에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7.5% 감소했습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돌발 변수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오리온은 리스크와 수익성이 공존하는 중국에서 수십 년간 인정받은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효율성 높은 간접영업체제를 정착시켜 많은 판매처에서 제품이 전면 진열되도록 하고 있으며, 중국 내수 소비 둔화에 따라 가성비형 벌크 매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성장 채널인 간식점, 창고형매장, 이커머스 전용 제품 공급 증대 및 초코파이, 오!감자 등 핵심 브랜드의 제품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앞서 상반기에는 글로벌 식품 기업 출신의 현지 인재를 영업팀장으로 신규 영입하고 영업 조직을 개편하며 영업력을 강화했습니다. 중국 선양시에 200억원을 투입한 감자 플레이크 공장은 연내 완공을 앞뒀습니다. 오리온은 간접영업체제 전환이 마무리되고 춘절 등 성수기 시즌이 돌아오는 하반기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리온 관계자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외상거래로 인한 문제를 고민할 때 오리온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는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은 장기 투자를 통해 내수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시장을 개척하는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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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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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2024.09.18 09:27:10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한국 라면 인기가 뜨겁습니다. 올해 1~8월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라면 수출액은 8억달러로 전년보다 32% 증가하며 '수출 효자' 상품임을 증명했습니다. 한국 라면은 전 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중 마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아졌습니다. 지난해 농심은 해외법인 성과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89.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7%, 영업이익의 50%를 해외에서 벌었는데 해외 매출의 42%를 핵심 시장인 북미(미국·캐나다)에서 거뒀습니다. 북미 시장은 지난해 신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법인 성장세가 돋보였습니다.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 해외법인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합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198억원, 599억원으로 2년 전보다 각각 53%, 116% 늘었습니다. 농심과 미국의 만남은 5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내 대부분 식품기업이 내수 시장에 집중하던 1970년 농심은 국내 최초로 소고기라면을 개발한 뒤 이듬해인 1971년부터 미국에 수출했습니다. 진출 초반에는 주로 한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유통했습니다. 이후 10여년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고 80년대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들이 시장에 하나둘 안착했습니다. 1984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만들었으며 1994년에 미국에 농심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습니다. 2005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에 LA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농심은 2010년대 들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3년 대형마트 체인점 월마트와의 직거래 계약은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공략의 기폭제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월마트 7개 매장에서 신라면 테스트 판매를 시작한 게 월마트 거래의 시초였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월마트는 제품에 대한 검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테스트 판매에서 실패하면 영원히 입점할 수 없다"며 "회사의 경영상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브랜드 중 월마트에 입점되는 제품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월마트 4000여 점포에 입점하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농심은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 미국 메이저 유통사 전 점포에서 신라면을 팔았고 2018년부터는 메인스트림 시장 매출이 아시안 마켓 매출을 6대 4 비율로 제쳤습니다. 신라면은 한인마트를 벗어나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이 먹는 라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심이 2011년 출시한 '신라면 블랙'은 국내에서는 처절히 실패했지만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202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2021년 뉴욕매거진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도 한국라면 중 유일하게 포함됐습니다. 농심은 월마트 전 점포 입점 외에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상승세를 탔고 펜데믹 이후로는 간편식 선호 현상에 라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2022년 4월부터는 제2공장을 가동하며 미국 내 증가하는 라면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미국법인 매출은 2005년 417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600만달러로 17년 간 11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2공장은 연간 3억5000개의 라면을 생산합니다. 1공장까지 합치면 농심의 연간 라면 생산량은 8억5000만개에 달합니다. 2공장 생산능력 증대와 함께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영업·마케팅 활동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일본의 도요수산·닛싯푸드와 함께 3대 라면 브랜드로 꼽힙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농심의 점유율은 25.2%로 도요수산(47.7%)에 이어 2위입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법인 매출을 지금의 3배 수준인 15억달러(약 2조원)까지 끌어올리고 라면 시장 1위에 오르는 게 목표입니다. 하반기부터는 라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냅니다. 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라틴계 비중이 높은 텍사스, 켈리포니아 등을 우선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멕시코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멕시코 라면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합니다. 농심은 하반기 2공장 신규 라인 증설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는 K푸드 트랜드, 농심 제품 활용 레시피 등 한식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매달 'Sabor Y Elegancia'라는 매거진을 발간해 히스패닉 소비자가 주로 찾는 마트에 배포하고 있다"며 올해 멕시코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미국 내 히스패닉과 멕시코 라틴계 시장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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