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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노태우 300억 비자금’ 수사 검토…입법·사법·행정 3부에서 모두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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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4, 2024, 16:09:21

10월 국정감사에 최-노 관련 ‘6공 비자금’ 증인 신청 이어져
'노태우 비자금 환수법' 발의 등 국회 이슈로 부상
국세청장도 "시효 남고 확인된다면 과세해야" 입장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검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 진위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추징금 납부분 외의 또 다른 비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비자금의 성격을 둘러싼 최-노 이혼 소송의 대법원 심리에 미칠 영향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내달 열릴 국정감사에 최-노 관련 '6공 비자금' 증인 신청 이어지는 데다, 여야 모두 '노태우 비자금 환수법'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어 이번 이혼 소송이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노 관장이 최 회장과의 이혼 재판 과정에서 제출한 '선경 300억' 메모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해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에 배당했습니다.

 

고발장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아들 노재헌 씨 등의 비자금 은닉 및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에 이송할지 또는 각하할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 전 대통령의 드러나지 않은 비자금 추가 의혹은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노 관장 측이 제시한 메모로 제기됐습니다. 노 관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김 여사가 '선경(SK) 300억' 등이라고 쓴 비자금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가사법원의 특성상, '선경 300억' 자금의 출처와 비자금 여부보다는 증거 채택 여부에 판단의 근거를 두었습니다. 과거 검찰 수사에서도 비자금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고, 추징금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노 관장이 제시한 300억원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선경에 준 것인지 여부가 밝혀질 경우 이혼소송 결과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與野 ‘노태우 비자금 환수법’ 발의…국감 증인 신청도 이어져

 

최-노 이혼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겨냥한 법안이 여야에서 잇달아 발의되고 있습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이른바 '독립몰수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독립몰수제는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는 물건, 금품 등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제도로 범죄수익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형법은 몰수를 다른 형벌이 선고됐을 때 적용되는 부가형(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범인이 사망했거나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공소제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범죄수익이 명백해도 몰수가 불가능하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이 발의한 이번 개정은 몰수 대상이 되는 범죄수익이 범죄자의 가족 등에게 상속·증여되는 경우 가족이 범죄 사실을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어서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장경태 민주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각각 헌정질서 파괴범죄자의 수익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아도 몰수,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을 증인으로 대거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총 50건의 국감 증인·참고인 신청 명단을 제출했고 이 중 최 회장과 노 관장을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신청 건수가 각각 8건과 2건이었습니다.

 

민주당 박홍근·신영대·임광현·최기상 의원실 등이▲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탈세 의혹 관련 ▲노 전 대통령 세금 누락 혐의 관련 질의 ▲법인세 감세 및 재벌의 상속 관련 등의 이유로 최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같은 당 임광현 진성준 의원실 등은 '904억 김옥숙 메모 등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관련'등을 이유로 노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입법·사법·행정 등 3부에서 문제 제기…법무장관,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 발언 이어져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원 질의에 "제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르는 상황이고 법률상 가능한지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며 "취임하면 한 번 정확히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옥숙 여사의 메모 속 자금에 대해 "세금포탈이 확인되면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조만간 법무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자산에 대해 국가가 환수·추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김복형 헌법재판관은 지난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불법성이 확인되면) 추징할 수 있는 자산은 추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정당하지 않은 자금의 형성 경위 등 범죄혐의점이 있다면 수사하는 것은 기본이다"고 밝혔습니다.

 

강민수 국세청장도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증여세 과세 여부에 대해 "시효가 남아 있고 확인 된다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에 이어, 지난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나온 것이든 소스가 어디든 과세해야 할 사안이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이혼 소송을 심리 중인 대법원도 관심을 갖고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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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식 기자 hspark@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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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③팔도] 위기를 기회로…러시아 라면 자체가 된 ‘다쉬락’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③팔도] 위기를 기회로…러시아 라면 자체가 된 ‘다쉬락’

2024.09.20 09:03:15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초코파이(오리온)⋅밀키스(롯데칠성음료)⋅꽃게랑(빙그레)은 러시아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 제품들입니다. 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이들을 압도하는 브랜드가 팔도의 라면 ‘도시락’입니다.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이 제품은 꾸준함과 전략적인 판단으로 러시아 ‘국민 라면’ 반열에 올랐습니다. 러시아 특허청은 아디다스, 샤넬 등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에만 상표권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표권 인정은 공익적으로나 사익적으로 강력한 권리 보호를 받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2021년 러시아 특허청은 225번째로 팔도 '도시락' 상표권을 인정해 저명상표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입니다. 최근 국내 라면 기업들이 해외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만큼은 팔도의 아성이 견고합니다. 러시아에서 팔도의 라면시장(용기면) 점유율은 60%로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도시락의 러시아 매출은 2005년 7000만달러를 넘었고 2016년에는 2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매출이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5개년(2018~2022년) 평균 신장률은 15%에 육박하는 등 두 자릿 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러시아에서 '다쉬락(도시락의 현지 발음)'은 일반 컵라면을 지칭할 정도로 일반명사로 굳어졌습니다. 도시락 유통의 시초는 1990년대 초 부산항과 러시아를 오가던 보따리 상인들이었습니다. 보따리상이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들여온 사각 형태의 도시락은 기존 러시아 선원들이 먹던 수프 용기와 비슷했습니다. 각진 모양은 흔들리는 배와 기차 안에서 안정적인 섭취가 가능했고 국물을 마시기도 편리했습니다. 칼칼한 맛은 러시아 전통 수프와 비슷했습니다. 추운 날씨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 열차 등 장거리 여행이 보편화한 러시아에서 도시락은 간편하고 따뜻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탔습니다. 80~90년대 활발하게 발전하던 중공업과 달리 경공업 시장이 크지 않았던 것도 팔도가 제품화에 나설 최적의 타이밍으로 작용했습니다.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어나자 팔도는 1997년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진출 첫해 러시아 판매량은 7배 증가하며 현지인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는 사무소를 개설한 지 1년 만에 찾아왔습니다. 극심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한 러시아가 1998년 모라토리엄(지급 유예)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 급락 등으로 루블화 가치는 급락했고 외국인 투자 철회 등 연쇄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경영 환경이 악화한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에서 철수했지만 팔도는 잔류를 결정했습니다. 투자 초기였기에 매몰 비용이 적었을뿐더러 동유럽⋅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 경제는 1999년 들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팔도는 당시 블라디보스토크를 넘어 시베리아, 우랄 지역까지 마케팅을 확대하며 비어 있던 시장을 빠르게 점유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현지 판매량은 연간 2억개에 육박했습니다. 2002년 러시아법인 설립 후 라멘스코예(2002년)와 리잔(2008년)에 현지 공장을 세우며 생산을 본격화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파는 도시락 제품은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김치, 버섯, 새우 등 10여종에 이릅니다. 현지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낮췄고 포크를 동봉해 편리성을 높였습니다. 현지 문화를 반영해 2012년에는 마요네즈 소스를 별첨한 ‘도시락 플러스’를 출시했습니다. 최근 즉석 봉지면 타입 '퀴스티' 등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2022년 러시아법인은 연초 가격 인상 및 공장 증설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49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41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 줄었습니다. 지난해 매출 감소는 러시아 현지 내 일시적인 경기 변동에 의한 것으로 점유율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팔도 측 설명입니다. 2014년에는 러시아 국가 상업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제품상'에 도시락이 라면업계 최초로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러시아 소비자 투표를 통해 결정됩니다. 국가적 위기에도 러시아를 떠나지 않고 남아 사업을 확장한 팔도에 대한 현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도시락은 이 상을 총 5회 수상했습니다.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전량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러시아 국민 일상에 자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2022년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2배 가량 오르자 현지 내 불만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팔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 1위 브랜드로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현지화 마케팅을 지속해 명실상부 국민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라면 외에도 음료,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러시아 내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②오리온] 초코파이는 깐깐한 중국을 어떻게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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