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온라인에서 보험상품을 비교하는 사이트가 잇달아 론칭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보험협회가 주관해 '보험다모아'가 운영 중인 가운데, 보험사의 자회사형 GA(독립법인대리점)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보험비교몰을 오픈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 동부금융이 보험비교몰의 이름을 '보험다모아'와 비슷하게 지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보험다모아'를 재미있게 변형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손쉽게 묻어가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 자회사형 GA 동부금융서비스는 지난 14일 보험상품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비교몰 '보험다여기'를 오픈했다.
보험다여기는 복잡한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성별과 생년월일 등 최소 정보만 입력하면 모든 보험사의 상품과 보험료 정보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상담신청과 보험비교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보험비교의 경우 간단한 정보입력으로 보험료 비교가 가능하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동부금융서비스는 GA이기 때문에 (동부 이외) 다른 회사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며 “비교몰 사이트를 운영하면 고객이 직접 보험 상품과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는 장점에 보험계약으로 이어지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부금융서비스의 '보험다여기'는 온라인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고객이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다모아'와 매우 비슷하다. 특히 '보험다여기'는 '보험 상품이 다 여기에 있습니다'라는 콘셉트로 '보험다모아(보험 상품을 다 모았습니다)'와 이름까지 비슷하게 지었다.
'보험다여기'라는 이름이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의미도 직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GA와도 잘 맞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정부 등의 유관기관에서 오픈한 사이트인 '보험사기다잡아', '내보험다보여' 등도 이름이 유사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얘기도 더해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만든 '보험다모아'의 콘셉트나 이름이 가입자가 보험비교몰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며 “후발주자인 보험사가 비교몰의 이름을 정할 때 참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다여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생명·손해보험협회와 작년 11월 '보험다모아'를 론칭한지 1년이 지났고, 보험다모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보험사가 유사한 사이트를 내놓는 것을 두고 당국이 곱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내년을 목표로 '보험다모아-네이버(포털)' 연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료를 검색하면 네이버 등의 포털에 보험료가 표출될 수 있도록 주민번호 처리 근거 등 관련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내년 금융위가 중점 사업으로 선정한 것 중 하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에 금융 당국이 주도해 보험다모아를 오픈한 이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보험료 비교·공시를 포털에 검색이 되도록 연계하는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유사 사이트를 론칭하는 걸 (당국이)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비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부금융서비스의 '보험다여기'의 이름이 '보험다모아'와 매우 흡사하다”며 “정부와는 전혀 관계 없는 사이트가 그런 이미지를 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