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새로운 코너인 <보험 vs 보험>을 선보입니다. 이 코너에서는 보험가 인물, 보험사의 경영계획·영업전략, 보험 상품 등 눈길가는 이야깃거리와 정보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첫 번째 꼭지에서는 지난해 말 서로의 회사에서 새로운 수장을 맞아들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CEO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지난해 12월 초 새로운 대표체제로 거듭난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과 손해보험업계의 1위 삼성화재는 2014년 경영전략회의를 끝내고 본격적인 2014년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새해벽두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새해를 시작하고 있어 다소 대조적이다.
두 CEO는 외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김창수 사장은 입사 28년만인 2010년에 상사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2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창수 사장과 같은 해에 삼성전자에 입사한 안민수 사장이 보험업계에서는 선배다. 1994년 삼성생명 융자지원담당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뉴욕투자법인장(상무), 자산포트폴리오운용팀장을 거쳐 2010년 삼성생명 부사장에 올랐다.
사장직을 가지면서 자리를 바꿔 앉은 두 CEO의 출발은 다소 차이가 난다. 김창수 사장은 ‘말보다 행동’이 앞섰다. 신년 초부터 임직원 120명과 함께 해돋이를 맞이하는 산행을 계획해 신년각오를 다지고, 지방의 영업지점을 방문해 설계사들의 사기를 챙겼다.
또한 얼마 전에는 수도권 영업지점장 12명을 초대해 사장회의실에서 도시락 미팅을 함께 했다. 이는 김창수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 그는 삼성화재 사장으로 몸담았을 시절부터 해온 일인데, 현장을 중요시하는 김 사장의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김 사장은 각 계층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업, 보상 등의 현장방문에 적극적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점장들이 사장님과 직접 만나 사적인 이야기까지 나누는 것을 보니 신선했다”며 “본사와 지점간의 일도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자리여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김 사장의 ‘소통중시’경영철학은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오롯이 반영됐다. 2014년 경영전략회의를 생중계해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것역시 삼성화재 사장시절부터 진행해 오던 일 중 하나다.
삼성생명 내부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유익했다는 반응. 삼성생명 관계자는 “생중계를 통해서 임원들의 생각과 회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 목표의 이유, 중요하게 해야 할 일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었다”며 “올해의 목표 등 회사의 경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창수 사장이 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정중동(靜中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기존에 삼성화재가 추구해온 견실경영을 강조하며 올해 경영전략목표로 글로벌 손해보험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
자산운용가 출신인 안 사장은 평소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은 것은 손해보험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해 말에 진행한 201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장기보험의 불황을 극복에 대한 노력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높이고,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은 합리적 원가 산정을 통한 손익기반을 마련해 사업비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장기적인 저금리 현상을 대비해 투자전략을 다변화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자산운용 전문가인 만큼 소매금융이나 대체투자 등 신규 영역을 발굴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는 등 위험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이라는 전언.
현안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외활동에 소홀한 것은 아니라고. 삼성화재 관계자는 “외부에 알리진 않지만 (안민수) 사장님도 꾸준히 영업현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보험은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노력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사장은 손해보험사로서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해 사장님이 특별히 임직원들의 도전정신과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주문했다”며 “(삼성화재가)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지만 다른 회사들의 좋은 사례를 끊임없이 연구해 시사점 발굴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