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가 중견 생명보험사 동양생명보험주식회사와 ABL생명보험주식회사를 자회사로 품게 됐습니다.
1년전 '우리투자증권' 공식 부활에 이어 올해 그룹사로 생명보험업을 재건하면서 우리금융은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과 보험이라는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의 양날개로 비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업계 상위 '초대형 IB' 도약을 비전으로 내세운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동양·ABL생명을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혔습니다.
8개월만에 규제허들 넘은 보험사 인수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전격 결정한 건 지난해 8월말입니다. 당시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습니다.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총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입니다.
그로부터 8개월만인 올해 5월2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는 제8차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습니다. 금융정책과 강력한 규제의 칼을 쥐고 있는 금융위 문턱을 넘은 것입니다.

다만 꼬리표가 붙은 '조건부 승인'입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며 이행실태를 2027년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라고 부대조건을 부과했습니다. 금감원은 이행실태를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해야 합니다.
자회사 편입 전제 '내부통제' 차질없이
우리금융은 이날 금융당국이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조건으로 제시한 내부통제와 재무구조 등 혁신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며 차분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21건 중 17건을 이미 '이행완료'했습니다. 그룹 준법감시체계 강화, 그룹 위기대응체계 운영 및 자회사 리스크부문 성과평가 강화, 경영자문역제도 운영방식 개선, 자회사 임원후보자 검증절차 강화, 경영진 성과평가체계 개선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배구조 측면도 눈에 띕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계열사 임원선임에 그룹 회장의 사전합의제를 폐지했고 이번에는 회장 3연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신설해 회장 장기재임에 대한 주주통제권과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CEO가 3연임할 때에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을 충족하도록 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도입한 것입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검사 지적사항 개선계획,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는 경우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하향요인 시정 등으로 종합등급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라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눈앞 성과보다 중장기 내실성장 탈바꿈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내실성장과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외형성장이나 당기손익 위주 전략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 전속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공급합니다. 또 보험 청약·심사·인수 및 보험금 지급 등 업무처리에 AI 기술을 적용해 업계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금융은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를 활용한 요양·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략을 적극 발굴·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초 동양·ABL생명 양사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자본건전성 강화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