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설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하나생명은 신사옥 오픈식을 열고 아주 특별한 발표를 했다. 새롭게 자리잡은 일터를 ‘꿈꾸는 놀이터’로 명명했다고 밝힌 것.
꿈꾸는 놀이터는 하나생명을 일하기 좋은 행복한 직장으로 바꾸겠다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의 절반이상의 보내는 직장에서 놀면서 일하자는 ‘놀이터 문화’를 도입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었다.
‘그래봐야 얼마나 잘 꾸며 놨겠어?’ 의심병이 도진 기자는 하나생명의 ‘놀이터(?)’를 직접 체험하러 나섰다. 빽빽한 빌딩들이 가득한 서울 중구 서소문동, 높은 빌딩들 사이 골목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면 번쩍거리는 새 건물, 하나생명 신사옥이 눈에 띈다.
건물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직원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았다. 곧 시작될 설 연휴 때문인가 싶었다.
이날 함께 놀이터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만났던 소비자보호팀의 유지희 씨는 신사옥에서 일하니 어떠냐는 질문에 “일단 직원들의 사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의례하는 소리겠지’라는 생각이 바뀌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카페테리아. 넓고 환한 공간에 커피와 차를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게 준비된 바 에는 여러 개의 테이블과 편한 소파 등이 있다. 무엇보다 큰 창으로 비추는 햇살과 흰색 수국이 공간을 더 환하게 만들었다.
기획부의 한 직원은 “직원들을 위한 공간에서 카페테리아가 제일 마음에 든다”며 “그 전에는 휴게실이 따로 없어 쉴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서 편히 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둘러본 곳은 여성전용휴게실. 앙증맞은 안마의자 두 개와 테이블과 소파, 아기가 있는 직원들을 위한 유축기와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 등이 구비돼 있다. 휴게실은 온돌로 따뜻한 안방의 느낌을 재현했다.
여성 직원들은 “차라리 테이블과 소파를 치우고 방바닥에 앉아서 쉬는 게 더 좋다”며 “신발을 벗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사무실이 있는 6층에 도착하니 재미있는 공간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퀵보드’ 전용 주차장이다. 사무실에 들어가 안쪽을 보니 바닥에 퀵보드 전용 길이 표시돼 있고, 사무실 안쪽에도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퀵보드는 전시용이 아니었다. 취재를 나온 기자 옆으로 남자 직원들이 퀵보드를 타고 미팅룸과 OA룸을 씽씽 지나다녔다. 퀵보드는 ‘꿈꾸는 놀이터’의 백미중의 백미라할 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생명 사내 한켠에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간이농구대를 비롯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펀치대, 임직원들의 옷을 편히 걸어 둘 수 있는 드레스룸 등 회사 곳곳에 편의시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소비자보호팀 유지희씨는 “신사옥으로 옮긴지 얼마 안돼서 회사 ‘놀이터’가 덜 준비돼 아직 이용 직원이 많지 않지만 우리를 위한 시설이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개인적으로 카페테리아가 빨리 완성돼 커피머신에서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팀의 남자직원은 “점심식사 후 간단한 농구를 하며 소화도 시키고, 오며가며 펀치대에서 발차기도 할 수 있어 재미있다”며 “농구대 공간이 너무 작아 열심히 운동을 할 수 없는 게 아쉽기는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