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인더뉴스>의 청춘 독자들께 촌철살인 언론사 취업팁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아랑카페 운영자] “네가 어느 매체에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좋은 기사를 쓰면 출입처에서 알고, ‘선수’들이 인정해 주는 기자가 될 수 있지 않겠어? 어느 회사에 있는 지보다, 어떤 기사를 쓸지를 생각해봐.”
필자가 어렸을(?) 때, 한 선배가 필자에게 해줬던 말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어느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지에만 몰입돼 제대로 취재와 기사작성을 하지 못하고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가 있는 ‘기자님’들이 꽤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매체에서 근무하는 지도 무시할만한 요소는 아니다. 필자에게 위와 같은 훈계를 했던 선배는 5년 정도 근무한 뒤 모 지상파 방송국으로 이직했다.
언론계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꼭 어떤 곳에 가겠다’는 목표는 계륵같다. 지인 A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꽤 이름이 알려진 케이블 방송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한 A는 하지만 6개월 남짓 다니다 퇴사했다. 자신은 KBS에 가야 할 ‘인재’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다니던 회사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이후 시험에서 계속 떨어져, 다른 매체에 입사했다. 역시 6개월 정도 다니다 말았다.
이후 A는 계속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소위 ‘메이저’라 불리는 회사에만 원서를 내고, 떨어지면 계속 스터디 그룹에 올인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A는 30대 수험생이 됐고, A의 동료 수험생들 중 일부는 케이블 방송에서의 경력을 거쳐 지상파에 입성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회사로 이직하기도 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역신문에서 시작해 전국지로 옮겨가는 식의 경력 채용이 일반화돼 있는 미국의 언론사 채용 방식과 달리, 한국에서는 수습사원 공개채용을 통한 인재 육성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수습으로 큰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경력채용으로 가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노력이 덜 들기도 한다. PD의 경우 경력으로 이동하는 것은 바늘 구멍을 막은 뒤 다시 뚫어 들어가는 정도로 어렵다.
하지만 계속 탈락을 하는 마당에 특정 언론사를 고집하다가 시간이 몇 년씩 지나가 버릴 가능성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당장 3~4년을 허송세월로 보낼 수도 있다. 따라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반대의 케이스도 많다. 어떤 회사에서든 근무하면 방송경력이 되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회사에서 꾸준히 단기 MC 활동을 하지만 공채에서 실패하는 지망생들도 수두룩하다. 이런 경우에는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합격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맞다.
요컨데, 적절한 눈높이를 갖고 집중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무작정 경력을 쌓는다고 이 회사 저 회사를 전전하거나, 한 회사만 바라보고 공부만 하다가는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 (여러 사람과)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