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공급망 정보 제출 등을 미국 정부와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문 장관은 오는 11일까지 2박 3일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납니다. 미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자 공급망을 조사하겠다며 우리나라 기업을 포함해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재고와 제품별 매출, 고객사 정보 등 26가지 문항을 자료 형태로 제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고객사 정보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이날 제출했습니다. 문 장관은 러몬도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할당량이 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선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협상 당시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수용했습니다. 이 탓에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견제를 위해 철강 관세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철강업계의 피해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장관은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에너지 분야 협력안 등을 논의합니다. 이 외에도 미국 내 싱크탱크 그룹과 산업계 관계자 면담도 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이 중에 네가 좋아하는 거 하나는 있겠지” 조금 과장해서, 테이블 위에 놓인 BBQ 치킨 삼총사가 제게 이렇게 말을 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레트로와 비주얼을 강조했습니다. 근데 ‘이색’ 경험을 시도한 부분은, 다소 도전정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난 2일 서울시 송파구 BBQ 헬리오시티점에서 열린 BBQ 신메뉴 시식회에 다녀왔습니다. 신제품은 BBQ가 가을을 맞아 출시한 파더’s치킨, 눈:맞은 닭, 까먹(물)치킨 3종입니다. 식기와 소스들이 세팅된 후, 새까만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까먹(물)치킨입니다. 까망 오징어 먹물로 튀김옷을 만들고 엉치살(넓적다리살) 순살 조각을 황금올리브오일로 바삭하게 튀겨냈습니다. 검은색이 주는 첫 느낌은 강렬했습니다. ‘치킨’이라하면 튀김기에서 갓 건져 올려졌을 때의 황톳빛이 먼저 떠오르고 그다음에 양념이 버무려진 빨간색이 생각납니다. 검은색과 치킨.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까먹(물)치킨이 시도했습니다. 맛은 어떨까요. 현무암을 닮은 겉모습만 보면 딱딱할 것 같지만, 바삭합니다. 한입 크기의 치킨을 입안에 넣고 서너 번 씹다 보면 오징어 먹물 향이 금세 퍼집니다. 얇은 오징어 먹물 튀김 속 엉치살은 부드러웠습니다.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었지만, 몇 개 집어먹다 보니 ‘물리는’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백년초 소스를 찍어 먹으면 새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감귤칩도 있습니다. 현무암(을 닮은 치킨), 백년초 소스, 제주도 감귤칩. 여기에 ‘치어스’까지 더하면 ‘제주 테마 치맥’ 완성입니다. 치어스는 지난 9월 BBQ가 수제 맥주 업체 ‘제주맥주’와 협업해 선보인 맥주입니다. BBQ 관계자는 “돌하르방처럼 제주도가 연상되는 것 중 특이한 걸 찾다가 현무암이 생각났고, 뻔하지 않은 음식을 즐겨 먹는 MZ세대를 겨냥해 이색적으로 만들어본 치킨”이라며 “치킨뿐 아니라 백년초 소스와 감귤칩까지 넣어서 제주도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눈:맞은닭. 특제 간장소스로 만든 윙과 봉으로 구성된 치킨 위에 갈릭 후레이크를 쌓았습니다. 이름 그대로 닭 위에 눈이 흩뿌려져 있는 비주얼입니다. 특징은 ‘단짠단짠’.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달고 짠맛입니다. ‘추억’과 ‘이색’을 앞세운 신메뉴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마지막으로 테이블 중앙에 자리한 제품은 파더’s치킨입니다. ‘아빠의 치킨’이라는 이름처럼 레트로를 강조했습니다. 어릴 적 퇴근길에 아버지가 사오셨던 옛날 통닭의 맛을 새롭게 재현했습니다. 당당한 자세로 반신욕을 하는 듯한 자세의 파더’s치킨은 와사비 맛과 마늘 맛 두 가지로 구성됐습니다. 와시비 맛은 몇 번 베어 물면 껍질의 바삭함이 사라지기 전에 코끝부터 찡해집니다. 와사비 소스가 치킨 위에 뿌려져 있습니다. 반신욕을 마친 치킨이 거품을 미처 닦아내지 못한 모습이랄까. 마늘 맛의 경우 생각보다 마늘의 알싸한 맛이나 매운맛이 강하진 않았습니다. 이름은 파더’s치킨이지만 나이 드신 분만 찾는 건 아닙니다.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눈:맞은닭은 짭짤하고 맥주랑 같이 먹기 좋기 때문에 연령대 폭이 넓은 편이라는 설명입니다. ‘못 보던 치킨’인 까먹(물)치킨은 예상대로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BBQ측에 따르면 현재 신제품 삼총사 중에서는 언급한 파더’s치킨, 눈:맞은닭, 까먹(물)치킨 순으로 잘 팔린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까먹(물)치킨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너무 특이한 조합’, ‘신선하지만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감을 여럿 들었지만 저는 ‘이색적인 치킨’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건 인스타용’이라는 직감과 함께, 검정색 바탕에 분홍색 소스·감귤색 포인트가 주는 색의 조합도 ‘재미’있었습니다. 4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BBQ 신메뉴 3종에 대한 게시물들을 비교해보니, 까먹물치킨 관련 해시태그(#)가 가장 많았고 파더’s치킨과 눈:맞은닭이 그다음이었습니다. 실제 판매량에서는 까먹물치킨이 가장 낮지만,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급되는 횟수는 제일 많았습니다. 실제 판매량이나 맛에 대한 평가에 앞서, 이색 경험을 즐기고 SNS를 통한 공유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른 두 치킨과 달리 까먹(물)치킨은 백년초 소스가 없다면 한 마리를 통째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평가입니다. BBQ 관계자는 “색다른 메뉴로 MZ세대의 도전정신을 자극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동시에 향수를 일으키는 추억의 메뉴로 기성세대의 입맛도 사로잡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이 ‘2021년 하반기 채용전환형 우아한인턴’을 모집한다고 8일 밝혔습니다. 모집 직무는 ▲프로덕트 매니저(PM) ▲디자인 ▲마케팅 ▲MD 등 4개 분야이며 20여명 규모로 선발할 계획입니다. 합격자는 내년 1월 인턴십 과정 종료 후 심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최종 입사하게 됩니다. 인턴십은 만 19세 이상, 2022년 8월 이전 정규직 입사 가능하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서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우아한형제들 채용 사이트에서 접수할 수 있습니다.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 전형과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월 중 진행됩니다. 인턴십 과정은 내년 1월 4일부터 2월 25일까지 총 8주간 이뤄집니다. 정규직 입사는 인턴십 이후 전환 심사를 거친 대상자의 학교 졸업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졸업 예정자의 경우 졸업 직후 입사를 조건으로 잔여 1학기 장학금을 우아한형제들이 지원합니다. 기졸업자는 전환 심사 통과 즉시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인턴십 합격자에게 현 임직원과 동일한 월 10만원의 재택근무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입니다. 도서구입비 지원, 웰컴 쿠폰 및 웰컴 키트 제공 등 복리후생도 적용됩니다. 그 외 인턴십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우아한인턴 채용 안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 및 지원 직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했습니다. 오는 12일 오후 4시 배민 유튜브 공식 채널 생중계를 통한 온라인 채용 설명회가 열립니다. 오는 17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한 현직자와의 실시간 상담부스를 운영합니다. 박일한 우아한형제들 조직문화혁신부문장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분들이 실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많은 지원과 관심 바란다”며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인재 확보에 적극 힘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정석규 기자ㅣ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를 진행하고 콘텐츠 전송네트워크를 통한 기술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자체 콘텐츠 전송네트워크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pen Connect Appliances, 이하 OCA)’ 개발에 1조 원을 투자하고, 142개국에 OCA를 1만 4000여개 이상 무상 보급했습니다. 2020년 전 세계 ISP가 OCA를 도입해 절감한 비용은 약 1조 4100억 원(약 12억 달러)입니다. OCA를 활용하면 넷플릭스 트래픽을 95%~100% 흡수할 수 있고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의 비용도 절감됩니다. 데이터가 ISP에 직접 전달돼 중계 접속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OCA는 모든 ISP 망 내부에 설치할 수 있어 콘텐츠를 원거리에서 수신해도 추가 비용이 없습니다.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의 ISP와 협력해 비용 절감효과 확대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CP(콘텐츠 제공자)와 ISP 간 소비자 중심 협력적 인프라 구축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최적의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위해서는 오픈 인터넷 환경이 필수적이며, 망 중립성은 기업의 수익성이 아닌 소비자 만족을 위한 기본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OCA 외에도 안정적인 트래픽 환경 구축을 위해 ▲같은 비디오 파일을 여러 버전으로 인코딩하는 기능 ▲동일한 화질의 동영상을 점점 더 적은 대역폭으로 전송하는 기능 등 추가적인 기술개발을 지속 중이라 전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에는 4기가의 데이터로 넷플릭스를 11시간 시청할 수 있었던 반면, 현재는 같은 데이터로 25시간까지 시청이 가능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가필드 부사장은 “다양한 국내 파트너사들과의 동행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ISP를 비롯한 관련 산업 생태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상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양귀남 기자ㅣ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미디어 관련 상장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OTT 업체들로부터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밀려들면서 더 없이 좋은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국내 미디어 산업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향후 투자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외형 성장과 마진 개선 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국내외 OTT는 아시아 지역 가입자 성장을 목표로 한국 콘텐츠를 수급했다. 하지만 케이프투자증권은 ‘오징어게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드라마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형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게임 이후 마이네임·갯마을 차차차 등이 글로벌 10위권 내에 상당기간 랭크됐다”며 “한국 드라마는 성장 중인 아시아 지역, 이미 성숙했지만 시장 규모가 큰 북미와 유럽 지역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OTT가 한국 콘텐츠를 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압도적인 가성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징어게임’의 회당 제작비가 250만 달러 수준으로 미국 드라마에 비해 20%~30%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OTT사업자들도 투자 유치를 통해 콘텐츠 수요에 맞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5년간 1조 원, 3년간 4000억 원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혔다. 두 사업자 모두 추가 자금 조달과 콘텐츠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이같은 배경 하에 한국 미디어 산업은 콘텐츠 수급경쟁으로 인한 투자 증가의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가 내년 한국 콘텐츠에 각각 2000억 원, 1000억 원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금액의 전반적인 증가를 전망한다”며 “이를 통해 판권가격 상승, 신작·구작 콘텐츠 수요량의 증가로 드라마 제작사에게 좋은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드라마 수요의 증가로 미디어 산업에 주목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최근 제작사의 주가가 상승했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최선호주로는 SBS, 차선호주로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제시했다.
인더뉴스 정석규 기자ㅣ지난달 21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엔진 조기 정지 원인이 3단 비행 연소 중 산화제 탱크의 압력 저하로 드러났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항우연 연구진들은 나로우주센터·제주·팔라우의 추적소에서 계측한 2000여개 비행 데이터로 세부 조사‧분석을 진행 중이라 전했습니다. 발사조사위원회는 누리호의 실시간 비행 상황을 파악한 주요 원격수신정보(Quick Look Message)에 대해 함께 논의했습니다. 항우연의 원격수신정보에 따르면, 누리호는 1단 및 2단 비행 시 추진제 탱크 압력과 엔진이 정상 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3단 비행구간에서 산화제 탱크의 압력이 저하되면서 엔진 추력과 가속도가 낮아져 엔진의 연소가 정지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항우연은 현재 3단 산화제 탱크 압력이 저하된 원인으로는 ▲산화제 탱크 및 배관/밸브의 기밀 ▲산화제 탱크 압력 제어 센서의 이상 등을 검토중이라 밝혔습니다. 최환석 발사조사위원회 위원장(항우연 부원장)은 “이달 초에 항우연 내부 검토회의를 개최해 상세 비행 데이터 결과를 논의하면서 3단 산화제 탱크 압력을 낮출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을 구체화시킬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사안들에 대해 2차 회의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항우연은 11월 중으로 발사조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 분석을 실시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일차적인 정리 작업을 진행검증할 예정”이라며 “원인을 최종 규명할 때까지 항우연 내부 검토와 발사조사위원회의 검증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발사조사위원회는 항우연 연구진을 중심으로 누리호 개발을 자문해온 전담평가 위원들과 함께 민간 전문가들도 포함해 구성됐습니다. 발사조사위원회는 이번 발사가 누리호를 개발하는 과정 중 실시된 비행시험이었던 점을 고려해, 외부의 새로운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 밝혔습니다.
살면서 ‘기다리다’라는 말을 종종 쓰게 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특별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사실 대부분 사람에게 다음 주, 1년 뒤는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당연히 오는 것이죠. 그런데 ‘평범한 내일’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혈액암 환자들이 그렇습니다. 인더뉴스의 장승윤 기자가 조혈모세포를 이름 모를 환자에게 직접 기증했습니다. 장 기자가 왜 기증을 하게 됐는지, 기증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환자들에게 조혈모 세포가 왜 필요한지 등을 자세하게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13일이 지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몸 상태는 괜찮습니다. 똑같이 출퇴근하고 밥도 잘 먹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유산소 운동도 무리 없이 합니다. 주말에는 등산도 하고 캠핑까지 다녀왔습니다. 퇴원 후 2주일이 지나면 회복검사를 받습니다. 조혈모세포 채취 시 혈소판 감소나 촉진제로 인한 백혈구 상승 등 혈액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입니다. 굳이 입원한 병원을 가지 않고 집 근처 내과 병원을 방문해도 됩니다.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주에 검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조혈모세포를 채취해도 혈액세포의 생성 능력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2~3주 이내에 원상회복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퇴원 후 최소 일주일 동안은 헬스·축구 같은 격한 운동이나 무거운 짐을 드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혈소판 수치가 평상시보다 낮은 상태이므로 타박상이나 출혈에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기증하고 며칠은 저녁에 어지러움이 살짝 느껴졌습니다. 몸 안에 아직 백혈구 촉진제 성분이 남아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촉진제 성분이 체외로 배출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물을 더 자주 마셨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한 뒤 감사하게도 주변으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칭찬과 함께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이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와 ‘많이 아프진 않았냐’, ‘그거 위험한 거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주변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험한 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2019년 질병관리본부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혈모세포 기증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조혈모세포 기증 의향이 없다는 이유 중에 ‘막연한 두려움(40.9%)’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는 많지만 실제 이식에 성공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국내에서 연평균 461명이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습니다. 하루에 1.3명꼴로 기증이 이뤄진 셈입니다. 반면 연도별 누적 이식대기자는 지난해 5000명을 넘어섰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1편에서 말했듯, 18세 이상 기증자에게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방법은 성분 헌혈방식으로 기증하는 ‘말초혈조혈모세포 채집’과 주로 골반뼈 부위에서 골수를 추출하는 ‘골수 채취’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상당수가 조혈모세포 기증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이유는, 바로 ‘골수 이식’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골수를 통한 조혈모세포 기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골수 추출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부정적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사이코패스 과학자나 의사가 실험실에 갇힌 사람들에게 마취도 없이 강제로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하고, 그들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비명이 클로즈업되는, 그런 장면 말입니다. 미디어의 자극적이고 과장된 연출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조혈모세포는 골수 기증-골수는 골반에서 추출-매우 고통스러움-심지어 죽을 수도 있음’ 이런 식으로 연상시키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실제로 ‘대한적십자사 기증방법별 현황’을 보면 최근 10년간 말초혈조혈모세포 기증은 2625회 이뤄진 반면, 골수 채취를 통한 이식은 26회에 불과합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골수 이식이 불가피한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일반 헌혈하듯 편하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조혈모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개선돼야 합니다. 국내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기관들은 그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다양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는 지난 6월 ‘인식 개선 공모전’을 열었고, 최근에는 약 봉투를 활용해 조혈모세포 편견 바로잡기에 나섰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를 주변에 밝히면서 많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기증 취지에 공감해준 회사에 고마웠습니다. 직장의 동의와 지원이 있었기에 부담 없이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 후에도 컨디션 유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기증 희망자가 모두 저와 같은 배려를 받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평일에 시간을 내 건강검진을 하고, 백혈구 촉진제를 맞고, 2박 3일 병원에 입원하는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본인이 기증을 원해도 일이 바빠서, 회사 눈치가 보여서 기증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원활한 기증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32조 2항에 근거해 공무원은 병가 처리하고 그 외 근로자는 유급휴가 처리하도록 규정하는 등 법적으로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화될지는 미지수. 결국, 개인의 의지가 관건입니다. 이렇게 막연히 두렵고 걱정돼서,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어서, 가족이 반대해서 기증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기증 희망 등록을 했고 자신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기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락을 받고 초반에는 기증 의사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증 희망자가 막판에 기증을 거부할 경우, 혈액암 환자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환자는 조혈모세포 이식 2주 전부터 이식 후 발생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최소화하는 ‘전처치’라는 치료를 받습니다. 평소보다 5배 이상의 고강도 방사선 및 고농도 항암치료를 통해 자신의 병든 조혈모세포를 죽이고 기증자의 건강한 세포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조혈모세포 코디네이터가 단계마다, 때론 지겨우리만큼 기증 의사 여부를 지속적으로 물어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를 수 있고, 막상 하려고 보니 겁이 날 수 있습니다. 기증 일정이 개인에게 중요한 날과 겹치게 된다면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조혈모세포 기증에서 가장 필요한 건 결국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작은 행동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면, 몇 번의 귀찮음으로 한 생명을 살리는 데 그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안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보다 더 큰 ‘해야 할 이유’가 또 있을까요. 이번 경험을 평생의 자부심으로 가슴 속에 품고 살아가려 합니다. 저의 조혈모세포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언제든 다시 기증하고 싶습니다. HLA가 일치하는 혈액암 말기 환자에게, 평범한 내일을 간절히 기다리는 그에게 삶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입니다. 일반인의 골수 혈액에는 조혈모세포가 약 1% 존재한다고 합니다. 조혈모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많아져 모든 혈액암 환자가 조혈모세포 기증을 받고 완치됐으면 좋겠습니다. 1%의 용기가 100%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인더뉴스 문정태 선임기자ㅣ먼저, 제목에 ‘와의’라는 일본식 조어법을 쓴 것과 영어를 쓴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옛날)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글의 제목은 지난 1977년에 만들어진 영화 <미지와의 조우>와 포스터에 나와 있는 문구를 차용해서 만들어 본 것입니다. 인더뉴스 창간 후 8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가 ‘2030’세대로 불리는 젊은 기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간에는 세대차이라는 게 존재한다지만 최근 들어 그 간극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속내를)알 수 없는’ 이들과 한 곳에서 지낸다는 생각에 자주 혼란스러웠습니다. 모든 일의 기준이 지극히 ‘개인’에게만 있는 듯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유독 나만 힘이 드는 걸까?’ 의구심이 들어 기회가 될 때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곳에는 2030 직원들이랑 잘 지내고 계세요?”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습니다. “말도 마세요.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우리 때랑은 달라도 너무 달라요.” 등등... 올해 여름이 지난 무렵입니다. 입사한 지 4개월이 채 되지 않은 90년대 생 후배가 갑자기 10월에 3일 정도 휴가를 써도 되냐고 물어왔습니다. 이미 올해 휴가를 썼던 터라 후배의 질문에 속으로 마뜩잖았습니다. 제가 신입 기자였을 때는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요청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물어봤습니다. “2~3일 정도 이미 휴가를 쓴 걸로 아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후배는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제가 다음 달에 암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 싶은데요. 사전에 몸관리를 하면서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해서 몇 시간 동안 누워 있어야 하는 데다 하루 정도는 쉬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렇습니다.” 순간, 머리를 세게 한 대 맞는 듯했습니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도 이내 따라왔습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아, 그래.. 그럼 하루는 회사에서 유급휴가를 줄 테니 그렇게 하면 되겠다”고 허락을 했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서 내내 후배와 나눴던 얘기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내 20·30대는 어떤 시간으로 채워졌지? 누군가의 생명을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20·30들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편협한 게 아니었을까? 우리는 서로를 알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밤새 머릿속은 복잡했고 2030세대에 대한 편협한 시각만 가져왔던 것은 아닌가 반성도 했습니다. 다음날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겠다는 후배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의 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체험 기사를 쓸 것’을 제안했습니다. 단 조혈모세포 기증에 필요한 기간은 휴가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단서로 달았습니다. 장승윤 기자는 이를 받아들여서 최근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뒤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장승윤 기자와 동료 2030세대 기자들이 준비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다] 기획 기사가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장 기자와 동료 기자들이 준비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다] 기획기사를 계기로 인더뉴스는 ‘2030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가는 매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목표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먼저 2030세대들이 직접 경험하고 그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대간의 벽을 당장 허물 수 없겠지만 세대간 상호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지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인더뉴스는 단순히 뉴스의 전달에서 벗어나 세대공감의 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가능성은 이미 1977년 개봉한 영화 <미지와의 조우>의 명대사에 함축돼 있습니다. We are not alone.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살면서 ‘기다리다’라는 말을 종종 쓰게 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특별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사실 대부분 사람에게 다음 주, 1년 뒤는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당연히 오는 것이죠. 그런데 ‘평범한 내일’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혈액암 환자들이 그렇습니다. 인더뉴스의 장승윤 기자가 조혈모세포를 이름 모를 환자에게 직접 기증했습니다. 장 기자가 왜 기증을 하게 됐는지, 기증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환자들에게 조혈모 세포가 왜 필요한지 등을 자세하게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안녕하세요.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환자 분이 이식받을 준비가 됐습니다.” 지난 8월 20일, 백화점에 나가 취재를 시작하려는 참에 지역번호 ‘02’로 시작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이식조정팀이었고, 기증 동의 여부를 재확인하기 위한 연락이었습니다. 기증을 망설인 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관련 연락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8년 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한 이후 24살과 28살, 두 번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두 환자 모두 몸 상태가 좋아져서였는지, 그 반대였는지 어찌 됐든 결국 기증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조혈모세포란 우리 몸 뼛속에서 피를 만드는 조혈조직을 말합니다. 혈액 속에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이 여기에서 만들어집니다. 골수·말초혈·제대혈 속에 포함돼 있는 이 ‘어머니 세포’는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 살면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게 몸속에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갑니다. 혈액암 환자들은 이 조혈모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난치성 종양 환자의 조혈모세포는 건강한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킨 후 건강한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음으로써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처음 연락을 받은 건 올해 4월이었습니다. 당시 기증 의사를 전했지만 이후 6월, 환자의 항암치료 속도가 더뎌지면서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일정이 늦춰지는 건 감안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환자의 이식 계획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8월 24일, 기증 스케줄이 확정됐습니다. 9월 13일 건강검진-10월 19일 입원-20일 조혈모세포 기증-21일 퇴원. 앞서 두 번의 무산과 달리 이번에는 정말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약간의 떨림과 함께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조혈모세포은행은 기증자가 동의하면 환자의 항암스케줄을 바탕으로 병원과 조율을 거칩니다. 환자가 입원한 병원을 확인해 기증 일정을 정하고, 수혜자에게 스케줄이 괜찮은지 재차 문의합니다. 이후 기증자가 집에서 가까운 지정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최종 진료 예약을 잡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크게 여섯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등록서 작성 후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용 혈액 3~5㎖ 채혈 ▲기증희망자 등록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와 HLA 일치 여부 및 기증 의사 재확인 ▲건강검진 시행 ▲조혈모세포 기증 ▲퇴원 후 회복 검사 순으로 진행됩니다. 많은 사람처럼 저도 처음에는 조혈모세포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부끄럽지만 관심 자체가 없었습니다. 8년 전 영화표를 받기 위해 헌혈카페에 갔다가 간호사에게 ‘이런 게 있다’는 말을 듣고 단순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등록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한 사람들은 이렇게 일상 속에서 문득, 연락을 받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백혈병은 곧 불치병’이었습니다. 백혈병이란 단어를 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슴 아픈 이별을 앞두고 슬퍼하는 장면이 자동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곤 했습니다. 이제는 백혈병 같은 혈액암 환자들도 건강한 삶을 살아갈 길이 생겼습니다. 건강한 조혈모세포가 그 열쇠입니다. 여기서 조혈모세포 이식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조직적합성항원(HLA)형입니다.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에 이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실제 기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두 사람의 HLA형이 일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부모자식 간에 일치할 확률은 5% 남짓이며 형제자매 간에는 25%로 그나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경우 HLA가 일치할 확률은 수천에서 수만분의 1, 평균 2만분의 1로 매우 낮습니다. 쉽게 말해, 혈액암 환자들은 가족 중에 기증자가 없으면 자신과 HLA가 일치하는 20000분의 1의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0.00005% 확률. 0이 몇 개인지 단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이 숫자가 주는 압박감은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9월 13일, 건강검진을 하러 국립암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건강검진은 기증 전 건강상태 확인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 일반 혈액 및 간 기능 검사, 고지혈증, 기타 바이러스 검사(간염 바이러스나 후천성 면역결핍증)를 포함한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소변 검사·흉부 엑스레이·심전도 검사 등을 진행합니다. 검진을 통해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있는지를 체크합니다. 시간은 반나절 가량 소요되며 조혈모세포 담당 코디네이터가 동행합니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1층 카페에서 잠시 대기했습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기증 동의서를 작성하는데 순간,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2주일 뒤, 다행히 해당 항목들 모두 정상 범위로 나왔다는 결과를 카카오톡으로 받았습니다. 검진 결과를 토대로 기증에 적합한 대상자임이 확인됐으며, 따라서 기증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여기까지 오면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셈입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에는 크게 골수기증과 말초혈 기증,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골반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골수기증과 달리, 말초혈 기증은 일반 헌혈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편의성을 고려해 현재는 대부분 말초혈 조혈모세포 기증 방법을 사용합니다. 입원을 앞두고 기증자는 마지막으로 ‘과립구집락촉진인자 피하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기증 3~4일 전부터 채취 전날까지 매일 양쪽 팔에 한 방씩, 총 7~8번 정도 투여합니다. 조혈모세포가 혈액으로 잘 나오게 하는 이 백혈구 성장 촉진제를 맞으면 몸 안에 백혈구 수치가 6~7배가량 증가합니다. 백혈구 촉진제는 기증자가 병원과 집 중 편한 장소와 시간을 선택해 맞을 수 있습니다. 담당자와 상의해 원하는 병원을 가거나, 집으로 약제와 주사기를 배송받아 근처 병원을 방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고맙게도 조혈모세포 코디 분이 비슷한 시간대에 직접 집에 오셔서 주사를 놔줬습니다. “10명이 살던 집에 갑자기 60명이 살면 비좁아서 서로 불편하고 아프겠죠?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담당 간호사는 간단한 비유로 백혈구 촉진제에 대한 저의 궁금증을 풀어줬습니다. 인터넷에 ‘백혈구 촉진제 부작용’을 검색해보니, 대표적인 증상으로 두통과 근육통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첫째 날은 별 반응 없이 지나갔고, 둘째 날에 두통이 좀 있었습니다. 함께 받은 타이레놀을 먹으니 괜찮아졌습니다. 셋째 날부터 등과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욱신거리면서 뻐근한 느낌이 났습니다. 누우면 괜찮은데 앉아 있을 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못 버틸 정도는 아니어서 타이레놀을 한 차례 더 복용했습니다. 넷째 날도 비슷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몸살, 울렁거림, 목 근육통, 가슴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드물지만 통증 없이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심한 경우만 아니면 타이레놀 정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1~3차 백혈구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입원 전에는 반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17일 2차 촉진제를 맞고 바로 집 근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음날 음성 결과를 코디 분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기증 전날인 19일, 오후 5시 즈음 입원을 위해 일산 국립암센터로 향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자는 입원 시 1인실을 제공받습니다. TV와 옷장, 전자레인지, 정수기 등을 갖춘 넓은 병실을 배정받았습니다. 냉장고에는 빵과 샐러드, 음료수 등 간식을 마련해줬습니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이라고 적힌 쇼핑백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수건과 세면용품·슬리퍼·기증 관련 안내문이 들어 있었습니다. 입원 후 간단한 피검사와 혈압검사를 하고 마지막 4차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수액을 맞으며 누워 있자니 여러 생각이 머릿 속에 스쳤습니다. 8년 전 처음 기증 희망 신청을 했던 순간과 두 번의 무산, 재차 미뤄진 일정. 한순간의 기증을 위한 조혈모세포 관련 기관들의 조율. 무엇보다, 저와 똑같이 병실에 누워 제 조혈모세포를 간절히 기다릴 이름 모를 누군가의 모습이 계속 그려졌습니다.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을 설쳤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살면서 ‘기다리다’라는 말을 종종 쓰게 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특별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사실 대부분 사람에게 다음 주, 1년 뒤는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당연히 오는 것이죠. 그런데 ‘평범한 내일’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혈액암 환자들이 그렇습니다. 인더뉴스의 장승윤 기자가 조혈모세포를 이름 모를 환자에게 직접 기증했습니다. 장 기자가 왜 기증을 하게 됐는지, 기증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환자들에게 조혈모 세포가 왜 필요한지 등을 자세하게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 오전 7시, 두세 번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눈을 떴습니다. 아침을 먹고 병실에서 혈압을 한 번 더 체크했습니다. 시계가 9시를 가리키기 전에 남자 간호사분이 휠체어와 함께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그렇게 멀쩡한 다리로 휠체어에 올라탄 채 저흰 어색하게 이동했습니다. 기증은 성분헌혈실에서 이뤄졌습니다. 조혈모세포 채집은 혈관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4~5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방식은 성분헌혈과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양팔의 혈관에 바늘을 꽂아 한쪽 팔에서는 혈액을 채취하고, 기계에서 조혈모세포만 고른 후 다른 팔로 나머지 성분들을 돌려줍니다. 기증하기 전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온 후 양팔에 바늘을 꽂고 채집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헌혈이 시작되면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므로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화장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200~250㏄ 분량의 조혈모세포를 몸에서 채집합니다. 피를 돌려받는 손으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피를 뽑는 쪽에는 쇠바늘을 꽂기 때문에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장시간 바늘을 꽂고 있다 보니 뻑뻑한 느낌과 통증이 있었다는 후기도 더러 있었지만 저는 신경쓰일 만큼 아프진 않았습니다. 간호사분이 주신 고무공을 쥐었다 폈다 하며 TV를 보고 있자니 점점 졸려왔습니다. 편하게 자고 싶었지만 계속 팔운동을 해야해서 몇 번 졸았습니다. 그러다 기계음이 울리면 놀라서 깼습니다. 간호사 분이 피가 약간 떡진 상태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해서 악력 운동을 더 열심히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해서 보충제(프로틴)를 자주 마십니다. 하지만 검진 날 코디분께 “보충제를 마셨던 기증자의 피가 뭉쳐 나와서 애를 먹었다”는 얘기를 듣고 기증 일주일 전부터 마시지 않았습니다. 편한 프로틴 대신 자연식으로 필요한 단백질량을 채우는 건 꽤나 번거로운 일지만, 최상의 몸 상태로 기증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먹지 않았습니다. 침대 왼쪽에 있는 기계가 열심히 돌아가며 필요한 성분을 분류했습니다. 머리 위쪽에는 조혈모세포가 소량씩 쌓이는 게 보였습니다. 몸속에 있는 이 녀석과 처음 조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양이 찰수록 토마토주스와 비슷한 색깔을 띠는 게 신기해서 힐끔힐끔 쳐다봤습니다. 4~5시간이라고 말하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TV를 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화장실이 정말 급하면 커튼을 치고 소변 통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 기증자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오후 2시 채집을 마친 뒤 다시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병실에 돌아가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데 코디네이터가 찾아왔습니다. 제게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공여자 제0000호’라고 적힌 조혈모세포 기증 확인서와 감사패를 건네줬습니다. 멋쩍게 웃으며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들으셨겠지만, 조혈모세포가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왔나 봐요. 내일 추가 채집할 수도 있으니 이따 저녁에 다시 알려 드릴게요.” 채집된 조혈모세포는 당일 저녁에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환자에게 충분한 세포가 채집됐을 경우 다음날 오전 퇴원, 세포가 부족할 때는 오전에 추가로 채집한 후 오후에 퇴원하게 됩니다. 사실 따로 들은 내용은 없었지만, 필요하다면 당연히 추가로 채집할 생각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오후 7시 지나서 코디네이터의 전화를 받았고, 다행히 조혈모세포가 알짜배기로 잘 나와 추가 채집은 안 해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다시 감사패를 꺼내봤습니다. ‘생명나눔실천운동에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참여하여...’라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감사한 마음과 부끄러운 감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전 봉사정신이 투철해서, 대단한 신념이 있어서 기증을 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고, 하기로 약속했고, 그걸 실행했을 뿐입니다. 조혈모세포는 당일 환자가 입원한 병원으로 곧장 이송되고 세포 결과 확인 후 바로 이식된다고 합니다. 침대에 기대어 TV를 시청하고 잘 준비를 하는 저의 평범한 하루가, 환자에게는 돌이켜봤을 때 특별한 날로 기억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불공평’, ‘간절함’ 같은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퇴원했습니다. 1층에 내려가니 코디네이터가 마중나와 있었습니다. 입원비 정산 등 퇴원 수속을 마무리하고 제가 있는 쪽으로 오셔서 퇴원 후 주의사항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편지 한 통을 건네줬습니다. 수혜자 가족 중 한 명이 제게 쓴 편지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편지를 읽었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오랫동안 혈액암 치료를 받아왔고 최근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는데 저로 인해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가며 쓴 글자들은 감사하고, 감사하고,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사하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내가 백혈병 환자라면, 내 가족이, 친구가, 사랑하는 사람이 혈액암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투병하며 자신과 맞는 20000분의 1의 기증자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나 있을까요. 상상조차 어려운 고통 속에서 저의 작은 세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제게 ‘넌 형편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렇게 어깨를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데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지난 봄, 이 분에 대한 기증 의사를 밝히고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기까지 생명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했습니다. 그 옆에는 ‘선물’이라는 말도 늘 함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감히 누군가에게 생명을, 삶의 기회를 선물할 자격이 될까”라는 의심이 저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제가 환자에게 평범한 내일을 맞이할 기회를 선물해줬다면, 이 분은 제게 자부심과 용기를, 제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뚜렷한 이정표를 선물해줬습니다. 기증자와 수혜자,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우리는 소중한 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3편으로 이어집니다.)
인더뉴스 박호식 기자ㅣ지난달(6월) 현대해상은 두가지 굵직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힙니다.18일에는 3년동안 150억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 '아이마음 탐사대'를 시작한다는 자료를 배포합니다. 이어 25일에는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하는 루트임팩트에 5년간 150억원을 기부해 '아이마음놀이터' 건립사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밝힙니다. 총 300억원이 투입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어서 규모가 먼저 눈에 띄었지만, 그보다 현대해상 스스로나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 주목받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기 이전에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겪은 '우여곡절 히스토리'도 소환됐고, 프로젝트가 탄생한 배경인 재벌가 3세 경영인 스토리까지 더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 '어린이보험시장 1위' 사업자의 노력과 가볍지 않은 숙제 '아이마음탐사대' 프로젝트는 발달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조기에 개입하는 솔루션을 찾아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이 핵심입니다. '조기 개입'이란 발달장애 진단 이전단계인 발달지연이나 경계성 지능장애를 조기에 파악하고 발달장애를 겪는 아이들에게 골든타임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18세 미만 인구는 687만6330명으로 2011년 대비 30.7% 감소했는데 발달장애 아동은 9만7000명으로 15.2% 증가했습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 발달지연 진료를 받은 아동은 2018년 6만4085명에서 2022년 12만6183명으로 5년만에 두배 가량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처럼 발달지연이나 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늘고 있지만, 발달장애 진단 이전 단계인 발달지연이나 경계성 지능장애에 대한 공공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예를들어 발달장애는 조기개입이 중요한데, 대부분 치료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비용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현대해상이 추진하는 '아이마음탐사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조기개입'을 목표로 ▲언어치료 ▲신경발달 및 행동중재 ▲혼합 및 기타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합니다. 특히 8세 미만 발달지연 및 장애 아동을 위한 솔루션이나 프로그램을 보유한 스타트업, 병원, 대학, 연구기관, 발달센터, 클리닉 등에 체계적으로 지원합니다. '아이마음탐사대' 프로젝트는 현대해상 스스로에도 의미가 큽니다. 속앓이 사연도 있습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현대해상은 업계에서 또하나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이보험시장' 1위 기업.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회사의 강점과 특성을 살려 그동안 다양한 어린이 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오랜 재활치료로 지친 장애 아동과 가족의 심리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돌봄지원 '마음쉼표' ▲ 지역병원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도서관 '도서관 마음心터' ▲팀 스포츠를 매개로 한 초등학생 신체 ·정서 통합지원 '렛츠무브' ▲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프로젝트 '아주 사소한 고백' ▲다문화 아동 한글학습을 위한 대학생 멘토링 '마음한글' ▲대학생을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리더로 성장지원하는 '인터액스'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보험시장 1위 기업'이란 타이틀과 그에 걸맞는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지만, 그로인해 우여곡절도 겪었습니다. 현대해상은 2023년 5월 발달지연 아동 보험금 지급과 관련 '민간치료사에 의한 치료는 지급대상이 아니다'는 취지로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2019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사태는 어린이들이 대면접촉을 어렵게 해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달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관련한 검사와 진료, 치료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금도 추세는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에 보험금을 노린 과잉진료와 보험브로커가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대해상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기간 발달지연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규모가 한때 6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회사 경영실적에 타격을 줬고요. 이 때문에 결국 현대해상이 보험금 지급기준을 강화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던 겁니다.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지자 부모들의 원성이 커졌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이슈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과잉진료에 따른 도덕적해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인정되고, 특히 아동 발달지연 문제를 한 보험사의 실손보험이나 사회기여에 기댈게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사안'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더 큰 사회문제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발달지연이나 장애 관련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대해상으로선 여전히 '사회적책임과 기업 수익성' 사이에서 가볍지 않은 숙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 재벌가 3세의 기업사회적책임 열정과 오해의 시선 '아이마음탐사대' 프로젝트와 루트임팩트를 통한 '아이마음놀이터' 프로젝트는 다른 면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이마음탐사대' 프로젝트를 제안한 인물이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루트임팩트는 정경선 전무가 설립을 주도한 곳입니다. 현대해상에서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를 맡고 있는 정 전무가 이 프로젝트들을 제안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정 전무는 현대해상에 입사하기 전에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관련한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입니다. 2011년 아산나눔재단 인턴으로 시작해 2012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루트임팩트 설립, 2013년 소셜벤처투자회사 설립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모두 기업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곳입니다. 특히 루트임팩트는 정경선 전무가 허재영 루트임팩트 대표와 함께 설립했는데, 사회·환경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를 발굴하고 이들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정몽윤 회장도 적지않은 사재를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해상이 루트임팩트에 150억원을 출연하는 것을 놓고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재벌3세이자 회사 후계자가 설립한 곳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아니냐'는 얘기에 더해 '재벌가 편법증여 아니냐'는 오해까지 더해집니다. 현대해상이 지난달 25일 프로젝트를 위해 루트임팩트에 출연한다는 내용을 금감원 공시시스템을 통해 '특수관계인에 대한 증여'라고 공시한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루트임팩트는 '비영리 사단법인' 입니다. 돈을 벌어 이익을 내는 목적의 기업이 아니고 재산증여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도 없습니다. 금감원 공시제목 또한 대주주와 관련된 곳이라 특수관계인에 대한 증여로 표기된 것이지 실제 내용은 공익활동을 위한 '기부' 입니다. 루트임팩트는 현대해상 기부를 받아 지역 내 아동 및 양육자를 위한 커뮤니티 시설인 '아이마음놀이터'를 건립하고 현대해상과 함께 아이마음 놀이터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루트임팩트는 이와관련된 분야에서 많은 활동과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결국 '누가 설립한 곳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기부금 목적에 맞게 얼마나 많은 이웃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적절하게 하느냐'가 관전포인트인 겁니다. 기업시민으로서 사회공헌 활동은 더 장려돼야 하고 기업내 사회공헌 전문가는 더 많아야 합니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국내 금융기관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신·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7배 이상 많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김현정(더불어민주당 평택 병)국회의원실이 16일 공동 발간한 '2024 화석연료금융 백서'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 112곳이 보유한 화석연료 금융 잔액은 총 173조7000억원(보험 포함 시 37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중 석탄은 77조1000억원, 천연가스·석유는 96조6000억원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금융 잔액은 24조5000억원에 불과해 약 5배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신규 투자 역시 화석연료 32조8000억원, 신재생 4조8000억원으로 7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전체 화석연료금융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5조2000억원이 한국전력공사 및 그 자회사에 집중됐습니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두 기관만 해도 한전 계열에 32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공적금융 내 한전 투자 비중의 99%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 제한 기준'은 한전과 같은 지주사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한전 쏠림’ 구조가 산업 전환과 자본시장 신호 제공에 책임을 져야 할 공적금융기관의 책무를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이 같은 왜곡된 자금 흐름이 향후 정부의 에너지 전환 계획에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현재와 같은 금융 구조가 지속될 경우, 2040년 이후에도 약 11조원 규모의 석탄금융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부진의 원인으로는 전 정부 시기부터 이어진 비우호적 정책 기조를 꼽았습니다. 백서는 "자금 유입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금융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2023년 기준 신규 실행액이 전년 대비 11%나 감소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를 총 2조330억달러까지 확대했으며, 이는 화석연료 투자(1조198억달러)의 약 1.7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금융기관들이 석탄기업 분류 기준을 각기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로 인해 동일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부가 엇갈리며, 탈석탄이라는 일관된 신호를 시장에 보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LNG 발전과 같은 전환 부문이 친환경 채권 투자처로 인식되는 현재 구조는, 좌초자산 가능성이 높은 부문에 오히려 자금이 몰리는 왜곡된 현상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영호 KoSIF 이사장은 "기후정부를 자처한 새 정부가 이제는 과감한 기후금융 정책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금융감독원의 기후리스크 반영, 금융배출량 목표관리제 등 구체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정 의원은 "백서가 보여준 현실은 에너지 전환이 선언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국회도 입법과 예산 등 실질적인 정책 수단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KT[030200]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K 데이터 얼라이언스'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KT를 비롯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아이스크림에듀, 중앙일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글학회 등 총 7개 기관 관계자가 참석, AI 데이터 생태계 구축 등을 논의했습니다. KT는 K 데이터 얼라이언스의 주관사로서 한국적 AI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어 고유 표현과 사회·문화적 맥락, 사용자의 다양한 목적을 반영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각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 기관들이 보유한 한국적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역설했습니다. K 데이터 얼라이언스 결성은 한국적 AI의 구현과 안전하고 가치 있는 활용에서 나아가 협력과 개방을 통해 하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각 기관들은 ▲한국적 AI를 위한 데이터 구축 ▲한국적 AI 관련 도메인 선도 사례 창출 ▲한국적 AI 관련 활동·성과에 대한 홍보 및 대외 확산 ▲한국적 AI 데이터에 기반한 인문·사회분야 연구를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입니다. KT는 한국의 정신과 언어, 문화, 지식 등의 정체성을 담은 '한국적 AI'를 개발을 위해 최우선으로 올바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교육, 인문, 역사, 한국어, 언론 등 각 영역에서 대표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과 기관들이 K 데이터 얼라이언스로 결집할 수 있도록 주도하고 있습니다. KT는 각 기관이 보유한 콘텐츠들을 선별해 고품질 데이터로 가공하고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해 독자 개발 모델인 믿:음 2.0,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기반 GPT 모델, 이외 오픈소스 모델 등의 한국적 AI 모델과 서비스로 연결합니다. 이중 EBS가 보유한 검증된 학습·교양 콘텐츠와 함께 질문-답변 형태로 구조화된 피드백 기반 학습 데이터는 AI 모델의 핵심 기능인 추론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최적화된 자원으로 평가됩니다. 참여 기관들은 KT를 구심점으로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추진 성과를 공유하며 한국적 AI 확산을 위한 신규 과제를 발굴하는 등 실행력과 결속력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또 참여기관의 지속적인 확장을 추진해 데이터-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정교한 한국적 AI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 부사장은 "한국적 AI는 국가의 AI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AI 혁신을 촉진하고 국민이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 가치로 이어져야 한다"며 "K 데이터 얼라이언스가 한국적 AI의 지속적인 고도화와 실용화에 있어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편의점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물가 장기화와 지나친 출점 경쟁으로 기존 외형 확장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편의점이 특유의 접근성을 앞세워 새로운 건기식 유통 창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이 건기식을 중심으로 제약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화 매장 확대와 단독 상품 출시로 타사 대비 차별화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특히 건기식 시장은 소비자 호응이 높고 소형 패키지 수요가 많아 편의점 유통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6조 시장 잡아라"...건강 식품 특화 매장 늘리고, 건기식 조기 도입 CU는 내년 1분기 예정이었던 건기식 특화점 도입 시점을 6개월가량 앞당겼습니다. 건기식 판매는 지자체 허가 등 제반적인 수고가 필요함에도 모집 일주일 만에 전체 점포의 약 32%인 6000여 점포가 도입을 희망하며 점주들이 의지를 보였다는 설명입니다. 회사는 이달 특화점 신청 점포를 대상으로 인허가 취득을 완료하고 10여종의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앞서 CU는 지난해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일반 건강 식품을 도입했습니다. 전국 5000여점에 특화존을 마련하고 40여종의 건강 관련 상품을 판매했는데 지난달 해당 점포들의 관련 매출이 일반 점포 평균 대비 3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K푸드 특화점으로 선보인 명동역점은 올해 6월 기준 건강 식품 매출이 운영 초 대비 3.5배 증가하며 수요를 증명했습니다. GS25도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일반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에 돌입합니다. 스포츠, 신선식품 등 특화 매장들을 포함해 전국 약 3000개 점포에서 비타민, 유산균 등 30여종 소용량 상품군을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GS25는 건기식보다는 건강 관련 식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주력 상품은 알약, 액상 형태로 함께 구성된 ‘이중제형’입니다. 지난해 2월 삼진제약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중제형 ‘삼진 하루엔진마그부스터샷’은 올해 6월 매출이 출시 초 대비 183% 뛰었습니다. GS25의 건강 식품은 최근 3개년 전년 대비 평균 매출 신장률은 33%를 기록하며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습니다. 세븐일레븐은 건강 관련 식품만 판매하고 있으며 건기식 도입은 검토 단계에 있습니다. 건기식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편의점들의 적극적인 참전을 부추겼습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05년 1조2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6조440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덕분입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오미크론 대유행 등이 겹쳤던 2022년을 기점으로 건강 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CU는 2021년 건강 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5.3% 증가했지만 2022년 27.1%, 2023년 18.6%, 지난해에는 137% 증가했습니다. 올해(1~6월)도 85% 신장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건기식 시장의 성장세가 편의점이 관련 상품을 확대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마켓링크가 편의점 4사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은 2022년 상반기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고물가 속 지나친 출점 경쟁으로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2분기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편의점들은 최근 공격적인 출점에서 차별화 상품을 갖춘 특화 매장 확대로 성장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등 소매 채널 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업계 내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강 카테고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건강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및 가맹점주의 높은 호응에 맞춰 건강기능식품까지 상품군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성장 동력 찾는 편의점과 신규 소비자 유입 원하는 제약사 제약사들 역시 신규 소비자 확보를 위해 유통 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이소에는 올해 2월부터 제약사들이 입점해 수십여종의 건강 제품과 건기식이 함께 판매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올해 1~5월 국내 오프라인 외국인들의 건기식, 이너뷰티 등 웰니스 브랜드 매출이 전년보다 30% 넘게 늘었습니다. 이제는 전국에 5만5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편의점까지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CU 명동역점은 동아제약, 종근당 2곳과 협업해 10여종의 건강 식품 및 건기식을 판매 중입니다. 동아제약 비타C 팝핑스틱, 종근당 밀크씨슬 트리플 등이 매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동아제약은 이달 CU에 ‘아일로 애사비구미’를 추가로 선보이며 편의점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편의점 주 방문 층은 10~30대로 알려졌지만 최근 50~60대 1·2인가구 증가로 중장년층 구매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대비 지난해 상반기 20대 매출은 11.5%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50대와 60대 매출은 각각 18.3%, 21.4% 증가했습니다. 제약사는 편의점 입점을 통해 기존 주 타깃인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 세대까지 고객층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전국 편의점을 건기식 '입문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편의점은 건강 관리 트렌드 속 특화 매장 확대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중요해진 만큼 두 업계 간 협업은 앞으로도 꾸준할 전망입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은 24시간 운영과 1인 가구 중심의 소용량 제품 수요, 높은 접근성 등을 앞세워 젊은 층을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과 건강기능식품의 접점을 넓히기에 적합한 유통 채널로 평가받고 있다"며 "편의점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