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한나 기자] #.대리운전기사 11명은 친구 등 지인관계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역에서 한 차량에 다수 동승한 채로 서로 가해자, 피해자 역할을 바꿔가며 32건의 경미한 접촉을 유발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총 6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기법으로 지금까지 수사망을 피해온 22개 조직형 자동차 보험사기단이 적발됐다. 앞으로도 보험사기조사의 브레인인 보험사기인지 시스템(IFAS)의 적발기능이 업그레이드돼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적발활동이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원장 최흥식)은 관계형분석(SNA) 기법을 도입해 공모형 자동차 보험사기에 대한 첫 기획조사를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에 집적된 빅데이터에서 자동차 사고 관계자 간 공모 관련성과 사고 다발 여부 등을 분석해 혐의조직을 추출하는 관계형분석(SNA)기법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2012년 1월부터 작년 3월 중 지인과 공모해 가해자와 피해자 간 역할을 분담한 후 고의사고 등을 유발하고 합의금을 편취한 22개 보험사기 혐의조직을 적발했다. 혐의자는 100명이며,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은 14억원에 이른다.
적발된 보험사기는 일회성 역할분담 등 지능적인 공모형 보험사기 유형을 보였다. 사전에 친구 등 지인과 공모해 가해자와 피해자 간 역할을 분담한 후 고의사고를 반복적으로 일으켜 보험금을 편취했고, 고의사고는 보험사기로 적발될 가능성이 높아 사고마다 다른 역할을 서로 분담하고 차량도 바꿔가며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택시기사, 대리운전기사, 정비업자 등 자동차 운전이나 정비 관련 종사자로 드러났다. 직장 내에서 동료 간 서로 공모해 다수의 고의사고를 유발한 것이다. 보험사기 혐의자 대부분이 남성(97%)으로 20~30대 비중이 74%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사고차량에 3~4인 이상을 태우고 자동차 사고를 유발한 후 탑승자 전원이 합의금을 편취하는 등 사기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을 모두 태우고 지속적으로 사고를 유발해 합의금을 편취한 사례도 있었다.
이외에도 차선변경 등 경미한 사고를 유발해 척추 염좌나 단순 타박상 등의 가벼운 부상으로 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하면서 보험금을 편취하기도 했다. 보험사가 과도한 치료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조기합의를 선호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 100명을 전국 관할 경찰청에 통보하고 보험사기 혐의입증을 위해 전국 수사관서와 협력하는 등 수사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인간 공모, 전문브로커와 차주와의 공모 등 조직형‧지능형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와 적발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