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SNS를 활용한 소통 방식은 기업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금융사들의 ‘저승사자’ 격인 금융감독원도 최근 들어 SNS를 대국민, 특히 2030 젊은층 대상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중순부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소셜라이브 NOW’라는 이름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총 9회 방송을 진행했는데, 방송 시작 전 2만명 정도였던 팔로워 수가 지난달 말 기준 2만 4500명으로 세 달여만에 약 23% 늘었다.
딱딱한 금융 이슈‧정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자는 목적과 더불어, 채용비리 사태 등으로 얼룩진 금감원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게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SNS 이용이 많은 2030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방점을 뒀다.
라이브 방송을 기획한 박미경 금감원 홍보팀장은 “준비 기간이 채 한 달이 안 될 정도로 급하게 시작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젊은층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며 “현재 9회를 마무리 지었고, 앞으로도 방송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9회차 방송으로 진행된 ‘2019년도 신입직원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금감원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됐는데, 1부에는 금감원 ‘넘버 2’인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접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유 수석부원장은 방송에서 “작년까지는 각 대학 캠퍼스를 직접 찾아가 채용설명회를 개최했고, 이번에는 온라인을 통해 찾아뵙게 됐다”며 “입사지원자 모두에게 입사 정보를 공평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방송의 취지를 설명했다.
2부에서는 채용 실무 담당자와 지난해 입사한 신입직원들이 나와 취준생들의 실시간 질문에 직접 답변했다. 박 팀장은 “실시간 질문 댓글이 너무 많고 또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에 답변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러한 시도는 금융권 기관 중에서는 처음이지만, 정부 기관 전체로 보면 처음은 아니다. 청와대가 작년 말부터 시작한 게 최초며, 그 뒤로 병무청도 비슷한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은 “청와대에서 소셜라이브를 하는 걸 보고 관심이 있어 꾸준히 챙겨보다가, 병무청이 하는 걸 보고선 ‘우리도 해보자’고 결심했다”며 “금감원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박 팀장은 SNS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와 신문‧방송 등 전통미디어의 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보완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로썬 각 매체별로 주요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전통미디어와 SNS 등 뉴미디어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면서 “시니어층은 여전히 전통매체를 즐겨 보는 반면, 2030세대는 뉴스를 포털이나 SNS로 접하기 때문에 그들에 맞는 매체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