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미국의 ‘화웨이 고사작전’이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용평가기업 피치(Fitch)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상무부가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뒤 화웨이는 구글부터 퀄컴·인텔까지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빠진 자리를 자사 운영체제(OS)인 ‘홍멍’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도 약 6개월가량 버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년 1분기 홍멍이 출시되더라도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화웨이가 아닌 다른 스마트폰 브랜드를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피치는 삼성이 화웨이가 큰 폭으로 시장점유율을 키운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에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밖에서 매출 49%를 기록했다. 특히, 이탈리아(24%), 스페인(19%), 독일과 프랑스(12%) 등 유럽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차세대 스마트폰인 5세대 이동통신(5G)과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화웨이는 삼성을 뒤쫓고 있다. 피치는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과 화웨이 간 갈등은 삼성이 5G와 폴더블에서 조기에 우위를 점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5G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LG전자도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피치는 “최근 유럽과 일본 이동통신사와 유통업체는 화웨이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삼성과 LG전자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스마트폰 시장은 제품 교체 주기 연장에 따른 수요 감소로 포화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6.6% 줄었다. 판매량은 6분기 연속 하락한 3억 1100만 대로 기록됐다.
유일하게 화웨이만 지난해와 비교해 50% 성장했다. 1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9%로 삼성전자(23%)와 격차는 4%포인트로 좁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