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없이 분양받을 수 있는 주거 상품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 강화로 청약 자격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주거 상품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유주택자나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아끼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지구에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 ‘삼송자이더빌리지’ 청약 결과, 418가구 모집에 530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7 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7억 원대로 다소 높고 분양권 전매 제한이 적용되는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인·허가를 받아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역에 상관없이 청약 할 수 있었던 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과천’ 오피스텔 역시 총 549실 모집에 1741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3.17대 1, 최고 5.23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작년 11월 초 현대산업개발이 별내지구 내 공급한 생활숙박시설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는 평균 8.74대 1, 최고 23.03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100실이 공급됐는데 계약 시작 3일 만에 완판됐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청약 자격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유주택자나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주거 상품에 몰리고 있다”라며 “아낀 청약통장은 꼭 써야 하는 아파트에만 쓰게 되면서 일부 단지에 청약통장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청약통장 없이 청약할 수 있는 주거 상품이 속속 공급될 예정이다. 아시아신탁이 시행하고 도시공감이 시공하는 ‘목감역 지음재파크뷰’는 지난 12일 홍보관을 오픈하고 분양에 나섰다. 대출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며 만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청약 신청할 수 있고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다.
2억원 초반대 분양가로 중도금 무이자가 제공된다. 시흥시 목감지구 L-1블럭(목감동 397번지)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25층, 2개동, 전용면적 36㎡~40㎡, 5개 타입, 총 154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설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은 7월에 분양된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에 있는 옛 MBC 부지를 오피스텔, 오피스, 아파트 및 상업 시설의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으며 시행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이 이뤄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가 적용된다.
덕진종합건설㈜이 분양하는 8년 임대아파트 ‘광양의 봄 플러스’도 일반분양 아파트와 달리 주택, 청약통장 유무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의 금융 혜택도 제공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임대보증금보증에 가입돼 있어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다. 전남 광양시 광양읍 덕례리 산 55-48번지 일원에 전용 59~75㎡, 총 496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유탑건설과 유탑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충장 유탑 유블레스’는 광주광역시 동구 수기동 일대에 공급된다. 입주 시점에 일반분양과 이사 걱정 없는 4년 전세 전환(일부 타입 제외)을 선택할 수 있다. 시행사인 유탑디앤씨가 분양 시 전세 전환 보증서를 발급해 임차인은 4년 후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지하 2층~지상 27층, 전용면적 29~84㎡, 480실 규모다.
전남 여수 웅천동에는 ‘웅천 퍼스트시티’가 분양된다. 웅천 퍼스트시티는 실거주와 임대, 숙박영업이 가능한 트랜스하우스다. 트랜스하우스는 개별등기 및 전입신고를 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분양 시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다. 지하 2층~지상 7층, 전용면적 25~58㎡, 총 330실로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