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첫째도 디지털, 둘째도 디지털, 셋째도 디지털이다. 앞으로는 디지털 금융 경쟁력이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 금융 전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금융에 적용, 디지털 은행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은행의 사업방식도 디지털 중심으로 대폭 바꿔야 한다는 이 행장이 자리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속화를 목적으로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해 농협은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한 특화형 디지털 전용 특구다.
평소 디지털금융을 강조해온 이 행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디지털 콕핏(Cockpit)’ 이라는 별도 집무실을 마련해 매주 1회 출근하고 있다. 콕핏은 '비행기 조종석'이라는 뜻으로 디지털 전략과 방향을 협의하고 조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투명 문과 심플한 테이블로 이루어진 디지털 콕핏에서 그는 태플릿 pc를 활용해 간단한 결재, 업무보고 등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농협은행 임직원들과 디지털오피스 내 책상을 공유하며 자유토론, 전략 방향 논의 등을 진행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그의 명함이다. 이 행장은 명함에 농협은행장이란 직함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Digital Explorer)'라는 네이밍을 택했다. 디지털 익스플로러는 '디지털 탐험가'로 국내 디지털 금융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 행장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한 33개 핀테크 기업과도 자유로운 타운홀 미팅으로 애로사항과 디지털 혁신에 대한 상시 소통도 자주하고 있다. 중복이었던 지난 22일에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농협 수박을 나눠먹으며 간담회를 가졌다.
5개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해 ‘IOT를 활용한 동산담보물 통합모니터링’,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자문’, ‘위치기반 인증 솔루션’ 등 스타트업들의 독창적인 기술을 농협은행에 도입해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 행장의 디지털 금융화를 위한 전략은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서비스·상품 등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BigSquare)' 2.0 고도화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다. NH빅스퀘어는 기존에 활용이 어려웠던 비정형·대용량 데이터를 저장·분석하고, 머신러닝·시각화 분석까지 가능한 농협은행의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농협은행은 고객들의 금융 경험단계별 이동경로를 분석해 상품 니즈 발생-인지-탐색-가입까지 고객경로 단계에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는 초개인화 마케팅의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 고객 타깃 마케팅 모형을 개발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또 농협은행 직원들은 빅스퀘어를 활용해 주요 은행·카드사 이슈, 기업 정보 분석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금융생활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외부 뉴스와 지식데이터 등을 기업 분석·신용평가에 활용해 기업 부실 예측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대훈 행장은 매주 월요일마다 디지털혁신캠퍼스를 방문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수시로 만나 직접 진행 상황을 챙기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이와 관련된 금융 서비스 개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