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진은혜 기자ㅣ 서울시가 공터로 방치됐던 교통섬과 기존 빗물펌프장 부지 등 저이용 공공부지를 개발해 청년들의 생활양식을 반영한 공공주택 모델을 선보인다. 대상지는 ▲경의선숲길이 끝나는 연희동 일대 교통섬 유휴부지(4689㎡)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앞 증산빗물펌프장 상부를 포함한 부지(6912㎡) 2곳이다.
서울시와 사업대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창의적인 설계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연희‧증산 혁신거점 설계공모’의 당선작을 지난 7월 24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당선작이 제시한 설계안을 22일 공개했다.
연희동 교통섬 부지 공모엔 17개 작품(국내 16, 국외 1),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14개 작품(국내10, 국외4)이 접수됐다. 2단계 심사를 거쳐 연희지구는 조민석 건축가(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증산지구는 이진오 건축가(건축사사무소 SAA, 스키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바람부는연구소)의 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우선, 경의선숲길 끝 교통섬 유휴부지는 ‘교통섬 위 공공주택’으로 재탄생한다. 시와 SH공사는 청년·유동인구가 많은 경의선숲길과 경의중앙선 가좌역, 홍제천이 연결된 위치적 특성을 살려 청년 활동시설과 생활SOC가 결합된 청년 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선작에 따르면 교통섬 위 공공주택은 연면적 9264㎡, 지상 7층 규모로, 200인 내외의 가변형 청년주택으로 조성된다. 아울러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서관, 청년식당, 마켓, 옥상텃밭, 운동시설 등을 배치한다. 특히, 빗물펌프장 시설을 신설해 이를 인공지반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홍제천 변에 이미 조성된 자전거길을 연장해 건물 주변과 잇고, 1층에 카페와 식당 등을 배치해 ‘자전거 허브’ 기능을 창출할 계획이다.
3개 철도 노선(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인접한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수도권 통근자들의 생활양식을 고려한 청년주택으로 조성된다. 당선작은 기존 빗물펌프장 상부에 데크를 설치, 새로운 지층을 만들어 연면적 1만 0349㎡, 지상 13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제안했다.
1인주택(100호)과 공유주택(65호)가 결합해 총 300여 명이 입주할 수 있는 청년 주택과 공유오피스, 코인빨래방, 공유키친, 공공피트니스, 농수산물 마켓 같은 생활SOC (3047㎡)가 들어선다. 채광과 조망권을 위해 주거공간을 불광천 방향과 남향으로 배치했다. 또한 테라스식 주택을 계단형으로 배치해 테라스를 텃밭 등 공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8월 말 본격적으로 설계에 착수해 올해 안에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0년 하반기 착공, 2022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한다.
박원순 시장은 “공공주택 공급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고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게는 생활 안전망이 된다”며 “저이용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최고의 건축가를 선정해 청년 주택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생활 SOC를 함께 조성하고, 지역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디자인 혁신을 통한 새로운 청년 주택의 모델로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저이용 도시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서울시 내 기반‧공공시설과 주택‧생활SOC 복합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는 향후 설계설명 및 작품전시회를 개최해 설계 공모 과정과 구체적 계획안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