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安邦)보험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안방보험은 중국계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안방(安邦)보험그룹과 매각관련 MOU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57.5%(6191만주)다.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은 주당 1만8000원 내외에서 매각가격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가 보유한 지분이 57.5%로 총 매각가격은 1조1000억원가량 될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은 자산 기준 국내 8위 보험사다.
보고펀드는 그동안 JP모간과 다이와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동양생명 지분을 살 의사가 있는 투자자를 물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안방보험이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 지난달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문, 가격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을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 양측이 주주매매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주주 변경 승인을 허가해줄 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이 MOU 체결까지 어느정도 합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 매각과정 기준에서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당국에 승인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법령에 근거해 합법적으로 거래가 가능한지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그동안 국내 금융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두 곳 이상이 입찰에 들어와야 하는 유효경쟁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인수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된 신생 금융회사지만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잇따라 세우면서 규모를 늘렸다. 여기에 중국 내 은행과 유럽의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섰다. 작년 말 기준 자산규모는 7천억위안(한화 약 122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