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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취소에 ‘교권 침해’ 주장한 교육청...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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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12, 2020, 05:12:01

[팩트체크] 정문엔 인파 없었는데..교원 단체 ‘교사 감금’ 주장
교사-학부모 교통사고로 불거진 집회, ‘교직원 위협’으로 둔갑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서울 경원중학교(교장 정회숙)가 반대 여론에 밀려 혁신학교 지정 철회로 가닥이 잡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일 학교 앞에 시민들이 몰려 일부 교직원이 밤 늦게 퇴근한 데 대해 서울시교육청과 교원단체가 ‘이기주의에 바탕한 행위’ ‘교권 침해’라고 규정했는데요. 그러나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은 "교육청 주장 중 일부는 왜곡"이라고 보고 있어 같은 사건을 두고 양측의 인식차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 교육청 "경원중 사태, 학부모·주민의 교권 침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경원중학교의 혁신학교 지정 철회와 관련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 교육권·학습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규정하며 향후 이 같은 행위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권 침해라고 하는 이유로는 교육청은 학부모와 주민들이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현수막, SNS 허위정보 탑재, 전화민원 등으로 혁신학교 취소 요구 ▲지난 7일 시민 200여명이 학교를 둘러싸고 혁신학교 철회를 요구해 교직원들이 학교에 갇혔다는 주장을 들었습니다.

 

 

교원단체들은 이에 더해 학부모와 주민이 ‘학교 무단 침입 및 교사를 감금’했다고 보고 관련자를 고발하라고 나선 상태입니다. 지난 8~9일 서울교사노동조합·실천교육교사모임·좋은교사운동은 “7일 교사에 대한 폭력·위협이 있었다”며 학부모·주민 비판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교원단체들은 부동산 가격 때문에 학교의 정책 사업이 좌절되는 걸 보고 절망감을 느꼈다”며 “학부모와 주민들의 실력행사는 ‘미래 교육에 대한 포기’이자 교육혁신에 대한 치명적인 결함이며, 당국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교사 감금 주장하는데...학교 정문은 인파 없었다

 

그런데 교육청과 교원단체 주장 중 일부는 실제와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주민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 학교장을 향한 공격적인 내용의 플래카드를 달았다가 8일 다 내린 건 사실이지만, ‘교사 감금’은 아니라는 것.

 

<인더뉴스> 취재와 교육청 관계자, 경원중 교직원, 학부모·주민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7일 오후 5~12시 경원중에 100~2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정회숙 교장에게 “혁신학교 철회 의사를 밝히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경원중은 정문과 후문이 있고, 인파는 후문에만 몰렸으며 교장과 10여명의 교직원 외에 대부분은 퇴근했습니다. 또 6시를 넘은 시점에 학교 관계자가 후문에 나와 "교장선생님이 퇴근했다가 학부모님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으니 진정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시민들이 학교를 둘러싸 교직원이 학교에 갇히는 결과에 이르렀다”는 교육청 입장은 거짓으로 보입니다.

 

“학교로 무단 진입했다”는 일부 교원단체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경원중은 코로나19 우려로 학교의 허락 없이 외부인이 일체 출입할 수 없고, 이날도 학교 후문의 좌우 양 옆과 길 건너 정면 보도에만 인파가 몰렸습니다. 또 현장에 경찰이 입회해 폴리스 라인을 치고 진입을 엄격히 금해 실제로 학부모 대표와 조정현 변호사(법무법인 성지) 등 일부 인사만 대표로 학교에 들어가 학교 관계자와 상담하고 나왔습니다.

 

◆ 교사-학부모 우발 사태, ‘투기 세력 이익행동’으로 둔갑

 

 

학교는 이날 ‘교직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문을 냈지만 정작 사태의 원인에 대해선 함구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사태는 우발적인 사고에서 파장이 커진 건데, 앞뒤 정황을 자르고 혁신학교 반대 인파가 몰린 것만 알려지다보니 집단 과격 행동이 되버린 겁니다.

 

7일 경원중 후문에선 오전부터 일부 학부모들이 거리를 두고 혁신학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교장을 포함한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도 이날 열려 학부모 수십명이 퇴근하는 교장에게 질문하기 위해 오후 4시께 후문에 와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퇴근하는 차량 중 정 교장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는데, 오후 4시 30분께 이곳 교사 차량이 후문에 서있던 학부모와 부딪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실제로 <인더뉴스>가 교사측 보험사에 확인해보니 해당 사고는 오후 5시에 접수돼 사고 기록이 남아있고, 교사가 학부모에게 적절한 배상을 하기로 양자간 합의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교사가 학부모를 한 차례 친 후 쓰러진 학부모를 못 보고 한 번 더 돌진해 학부모가 깔릴 뻔했다”는 목격자 증언과 현장 영상이 퍼졌고, 놀란 일대 학부모와 주민들이 몰려든 겁니다.

 

 

이에 학교 관계자가 나와 “질서를 지키면 정 교장이 후문으로 나와 혁신학교 지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인파는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정 교장은 12시까지 나타나지 않아 계속 남아있던 건데, 이를 교원단체는 ‘교사 감금’으로, 시교육청은 ‘교사가 갇히게 됐다’로 규정한 겁니다. 또 경찰 기동대도 현장에 있었지만 폭력이나 침입 사태는 없었습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문이 열려 있더라도 후문에 주차장이 있어 차량을 운전하는 교사들은 퇴근할 때 지장이 있었다. 시위대들이 차량이 나갈 때마다 교장인지 확인하기 위해 창문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며 ‘교사가 갇히게 됐다’는 입장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학교와 학부모는 이제 혁신학교 지정이 철회된 만큼,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 학교 정상화를 위해 힘쓰자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교육청이 “교육과 관계 없는 개인 또는 집단이기주의에 바탕해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일부 언론도 지역의 ‘부동산 투기’ 목적과 사태를 결부시키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 학부모는 “경원중이 혁신학교로 새 학기를 맞는다고 하지만 교육 내용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며 “답답한 마음에 교장의 답을 듣기 위해 갔던 건데 일부 부동산 카페의 투기 관련 게시물과 연관시켜 '집값 떨어질까봐 시위한다'는 식의 본질을 흐리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게다가 교육청이 이를 공식 인정해버리면서 우리는 학교 교육에 대한 가해자로 매도됐다.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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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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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2 13:00:27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현대건설이 호주 전력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현대건설은 12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김경수 현대건설 글로벌사업부장과 조나단 디실바 오스넷 인프라개발책임자를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건설과 오스넷은 빅토리아주 전력망의 안정성과 신재생 확대에 필요한 송변전 인프라,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공유하고 향후 호주 및 오세아니아 신시장으로의 공동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오스넷은 빅토리아주에서 전기·가스·송전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책임지는 대표적 기업입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시드니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남호주 주정부와 신재생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 협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호주 정부는 ‘Rewiring the Nation’ 정책 아래 국가 전력망 재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넷제로 2050 목표 달성을 위해 대규모 송변전 설비 투자와 신재생 인프라 확대를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며, 현대건설은 초격차 시공 역량과 재무 경쟁력을 기반으로 태양광, 해상풍력,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까지 협력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김경수 현대건설 글로벌사업부장은 “호주의 대형 송변전 인프라 운영을 주도해온 오스넷의 노하우와 현대건설의 글로벌 경험·기술력이 결합한다면 조만간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건설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송전선로 공사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180건이 넘는 송변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 ENR 2025 순위에서 송변전 분야 10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호주와 같은 신규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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