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지난달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구조조정을 전격 발표한 가운데, 사업 철수 여부와 시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현재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완전 철수안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적자폭이 큰 만큼 통째 매각을 고려한다면, 빠른 시일 내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영업 손실액은 8412억원 입니다. 지난 2019년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은 것과 비교하면 837억원 가량 적자폭이 줄었지만,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누적 적자액은 무려 5조원에 달합니다.
LG전자가 한 때 주력했던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 철수까지 고민하는 것을 보면 과거 팬텍의 사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국내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텍이라는 ‘삼각 편대’를 이뤘습니다.
팬텍은 당시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지난 2014년 팬텍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가장 먼저 이탈한 데 이어 LG전자마저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을 고심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0%에 달합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누적 적자폭이 크다는 점도 팬텍과 LG전자 사업부와 ‘닮은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LG전자는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 적자 규모만 5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팬텍 역시 매각을 추진할 당시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있어 새 주인을 찾기까지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부채 규모가 상당한 LG전자의 경우도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의 누적 적자폭이 5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빠르게 매각을 추진하려고 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몸값은 계속 떨어지니 그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중국특허청(CNIPA)을 통해 롤러블폰 관련 디자인 특허를 출원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디자인 특허는 듀얼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로 기존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LG전자는 2019년 롤러블TV를 공개하면서 돌돌 마는 스마트폰 개발을 예고했고, 작년 9월 옆으로 돌리는 스마트폰 ‘LG윙’을 출시하면서 롤러블폰에 대한 짧은 티저 영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 1월 미국 최대 가전IT 전시회에서도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롤러블폰을 사용하는 장면을 노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롤러블폰 디자인 특허 출원과 관련해 업계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매각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반면, 향후 롤러블폰 출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입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일부 사업만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롤러블폰에 대한 기술력과 디자인 특허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연구개발 조직은 남기고, 나머지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영위했던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더라도 LG가 보유한 핵심 기술력 등 원천특허기술은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가령, 롤러블폰을 당장 출시하지 않더라도 기술력은 보유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LG전자의 사업부 매각 대상자로 해외 IT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업계 안팎에 따르면 미국 IT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부터 베트남 IT기업 빈스마트 등이 후보 기업입니다.
이밖에 최근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기금((Russian Direct Investment Fund, 이하 RDIF)가 새로운 인수후보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전자는 러시아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 RDIF의 핵심 경영진이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방한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현황을 살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