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국 본토 자본이 한국 금융사를 인수한 사례로 중국계 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안방보험은 어떤 보험사이고,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주주총회 날짜를 잡을 계획이다. 주총은 이달 말로 예상되며, 이르면 내달부터 중국의 안방보험이 새 주인으로 동양생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이번 인수건을 두고 안방보험(생명보험사)은 물론 모기업인 안방그룹의 재무상태 등을 집중 점검하며 오랜기간 동안 신중하게 심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점이 검증되자 신속하게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특히, 당국은 집중적으로 들여다 봤던 중국과의 상호주의 원칙도 국내법상 명시돼 있지 않고, 국제조약상 우리측의 상호주의를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중국의 안방보험이 자산 20조원 규모의 국내 8위권 생보사인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최종 인수한 과정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3가지로 짚어봤다.
◇중국 내 보험업계 8위 안방보험은 어떤 곳?
지난 2월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 등은 안방보험과 동양생명 지분 63%를 1조1319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3월 말 국내 금융당국에 동양생명 인수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금융위는 지난 1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주식 6800만주(63%)를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취득해 동양생명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안방보험은 중국 보험감독위원회로부터 인수 승인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당초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보험업계를 비롯해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본토 중국 자본이 우리나라 금융사를 인수하면서 업계와 시장의 우려가 상당했다.
안방보험그룹은 2004년 설립된 보험사로 지난 10년 동안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을 통해 10여년 만에 2014년 기준 총자산 1조위안(약 170조)의 대형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재 안방보험그룹은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건강보험, 자산운용사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내 31개 성에 3000여개의 지점이 운영 중이다. 이 중 안방생명보험은 중국 보험시장에서 8위(자산 20조, 수입보험료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달러(약2조1600억원)에 인수하고, 최근 벨기에 은행과 비밧 보험사를 인수해 유럽까지 진출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 중국계 첫 생명보험사..동양생명의 앞날은?
동양생명 대주주인 안방생명보험은 자산이 20조원으로 동양생명(22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그러나 안방보험그룹의 자산규모는 170조원. 우리나라 생보사 1위인 삼성생명(200조)보다는 적지만 2위사인 한화생명(94조)과 3위사인 교보생명(78조)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이에 따라 향후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방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영업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양생명도 지난해부터 전속설계사 수를 늘리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다만, 안방보험의 규모상 당장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 생보시장은 빅3의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의 보험 시스템이나 상품을 안방보험 본사가 있는 중국시장에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안방보험그룹의 미국과 유럽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시장을 공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업에 집중해 왔던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이 대주주가 되는 것을 계기로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시장을 확장시킬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의 선진 시스템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