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피플라이프는 회사 내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 덕에 GA업계에서 1인당 평균 FC생산성이 업계에서 1등입니다. 다른 경쟁사보다 최고 5배가 높은 수준이죠.”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 독립법인대리점(GA, Gerneral Agency)의 규모는 그야말로 ‘폭풍성장’했다. 500명 이상 대형 대리점 수는 45개로, 설계사 수만 1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보험설계사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GA대리점 소속이다.
거대 공룡들이 득실거리는(?) GA업계에서 ‘작지만 강한 회사’로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 회사도 있다. 피플라이프는 GA업계에서 중위권에 속하지만, 설계사 1인당 평균 수입은 업계에서 가장 높다. FC가 영업하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피플라이프의 박병준 이사를 연초에 만났다.
박병준 이사는 1999년 AIG생명(현 AIA생명)에서 보험설계사로 시작했다. 과거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대졸 남성설계사 채용이 유행이었을 때 보험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첫 직장에서 설계사에서 SM(매니저)까지 영업현장에서 일했고, 지금까지 17년째 보험업계에 몸담고 있다.
“90년대 영업을 할 때는 이제 막 자산가들을 상대로 재무설계가 이뤄질 때였습니다. 당시 300억원 대 자산가를 만나 재무설계를 하는데, 노트북을 켜놓고 이것저것 열심히 재무설계를 해드렸죠. 그 때만해도 첨단을 달린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돌이켜 보니 수박겉핥기식 수준에 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17년 전과 지금 FC들의 재무설계 수준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물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현재는 비교하기가 어려울 만큼 재무설계 시스템이 발전했습니다. 피플라이프의 예를 들자면, FC가 세무사 혹은 변호사 등과 함께 컨설팅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 인력이 지방에도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것도 예전과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피플라이프에는 재무설계에 필요한 세무·노무·법무·부동산·IPO 등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 FC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전문가가 대신해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동반 상담으로 계약이 성사되면 계약수수료를 서로 나눈다. 이에 따라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게 된다고 박 이사는 귀띔했다.
피플라이프에 속한 설계사는 1600명 가량으로, GA업계에서 중위권(5~6위)에 속한다. 재무설계를 중심으로 법인영업에 특화돼 있고, 주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2003년도에 설립된 피플라이프는 재무설계를 중점적으로 하기 위해 만들었고, 현재 4만여 곳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에게는 노후생활을 위한 재무설계를 담당하고 있지요. 생보사 중에선 삼성생명 상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고, 메트라이프, 푸르덴셜, 한화생명 상품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피플라이프만의 차별화된 영업경쟁력이 무엇인지 질문을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90년대 FC를 시작한 사람으로 가장 힘들 때가 갈 곳이 없거나 만날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피플라이프의 경우 프로스펙트를 제공해 FC가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실제로 피플라이프는 200명의 섭외팀이 FC에 중소기업을 연계해주고 있다. 일종의 DB(Date Base)를 제공하는 것인데, 회사 자체 DB를 통해 FC가 영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실적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박 이사는 설명했다.
“피플라이프는 규모상으로 큰 GA는 아니지만 1인당 FC 생산성을 보면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보통 GA의 평균 생산성을 따져보면 월 20만~30만원정도인데, 피플라이프 전체 FC 평균 생산성은 100만~150만원 수준입니다. 다른 곳에 비해 4~5배가량 높은 셈이죠.”
이같은 피플라이프만의 차별성과 전문성 등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독립사업단이라는 사업을 통해 전국에 피플라이프의 독립지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목표다.
“독립사업단은 피플라이프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사업단장이 별도의 지사를 내 영업하는 방식입니다. 설계사 교육과 영업 시스템 등을 공유하고 FC 수수료 체계도 본사규정에 맞춰 제공해야 합니다. 회사로서는 규모를 확장하고, FC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입니다.”
그동안 GA가 사업을 확장할 때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보험회사의 전속설계사가 대거 GA로 이동해 회사와 마찰을 빚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FC를 고용해 불완전판매를 하는 것 등이 그 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GA의 사업확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 이사도 이런 문제를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사업확장을 하다보면 분명 노하우만 전수받고 말 그대로 독립해버리거나 실적 부진 등의 리스크도 있습니다. 특히 영업이 잘 안돼 독립사업단이 무너지게 되면 속해 있는 설계사도 함께 어려워지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 그로 인해 회사도 타격을 입게 되죠.”
피플라이프도 앞으로 생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특히 설계사들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를 해오고 있다고.
“만약 독립사업단 운영이 어려워 사업단장이 바뀌거나 그만두게 되면 최종 책임은 회사(피플라이프)가 지게 됩니다. 또 FC 수수료는 무조건 회사가 먼저 지급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사업단은 회사가 정한 규정을 통해 FC별로 수수료를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현재 피플라이프는 독립사업단 1호점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에 1호점이 탄생할 예정이며, 현재 강남 논현동에도 2호점 오픈을 진행 중이다. 올해 독립사업단 소속 설계사 1000명을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에 대해선 경계했다.
“과거에는 법인대리점으로 옮기는 FC들은 영업실적이 저조한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FC들이 GA시장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박 이사는 향후 GA업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현재 보험회사의 전속 설계사 규모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럽 등에서도 이미 GA의 판매비중이 월등히 높기도 하고요. 점점 더 보험사는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는 GA가 담당하는 추세로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