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국민연금이 해외주식의 환경 관련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일관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국내 전체 산업의 기후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일관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일 한국사회적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국회 고민정 의원실에 제출한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해외주식 환경 관련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환경 관련 주주제안은 총 6건이었으나, 2022년에는 총 14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총 20건의 해외주식 환경 관련 주주제안에서 국민연금은 11건에 대하여 찬성(55%), 9건은 반대(45%) 의결권을 행사했습니다.
찬반 행사에 대한 상세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2022년 동일 산업군인 ‘엑손 모빌(Exxon Mobil)’과 ‘쉐브론(Chevron)’을 대상으로 상정된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상반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일한 주주제안에 대해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인 CalPERS와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NBIM은 ‘찬성’을 행사했습니다.
2020년 다국적 기업인 ‘프록터&갬블(P&G)’에 ‘삼림 벌채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한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찬성’을 행사했으나, 2022년 ‘홈디포(The Home Depot)’에 ‘공급망 내 삼림파괴 및 일차림 파괴 근절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평가 및 결과 보고서’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에는 ‘반대’를 행사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해외 주요 연기금 중 네덜란드의 APG는 국민연금이 반대한 환경 관련 주주제안 총 9건 중 APG의 의결권 행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3건을 제외한 6건에 대해 모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민연금 해외주식 의결권 보고서 : 기후에 투표하라'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일관성이 없는 의결권 행사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이슈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 부족과 이에 따른 명확한 판단 기준의 부재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은 전 산업에 걸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유니버셜 오너(Universal Owner)로서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일관성을 가진 의결권 행사와 관여활동으로 국내 전체 산업의 기후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