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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필드] 협력과 관치사이…우리금융과 금감원의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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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30, 2023, 12:06:44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금감원장과 잇따른 만남
우리금융-당국 관계 급진전에 '관치금융' 우려도 커져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우리금융그룹 핵심 자회사로 꼽히는 우리카드가 지난 29일 서울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우리카드 측 표현 그대로 '카드업계 최초 상생금융 1호'를 출시한 것이므로 우리카드로서는 의미있는 날이었습니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신임 대표로 공개석상에 처음 나선 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원책을 발표하는 행사장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우리카드 자체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맞춰졌습니다. 우리카드도, 우리카드를 대표하는 박 사장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20분 남짓 기념식은 금융회사들이 비가 올 때 소상공인 등 고객의 우산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고통분담 메시지를 발신하는 감독당국 수장과 이에 코드라도 맞추려는 듯 '상생금융 타이틀'을 선점하고자 하는 임 회장의 노력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금융권 내부에서 이 원장과 임 회장 사이 '밀월관계'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관치금융'이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더 커지는 배경입니다. 시장에서의 경쟁보다 금융당국 코드에 맞추는 것을 우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금융당국과 우리금융그룹간 '훈훈한 공조'는 그리 오래지 않은, 낯선 그림입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와 우리은행의 펀드 불완전판매 등을 둘러싼 제재가 맞물리며 금융당국은 연임불가를 압박했고 손 전 회장은 침묵과 버티기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게 불과 5개월 전입니다. 우리금융그룹도 대통령실 초청을 못 받는 등 당국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온 게 사실입니다.

 

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취임 직후인 3월30일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에서 이 원장을 처음 만났고 당시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포인트(p)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우리상생금융 3·3패키지'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4월엔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떠오르자 우리금융은 선도적으로 금융·비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내심 바라던 일을 우리은행이 먼저 치고 나온 것입니다.

 

그 결과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하위권 수준인 카드사 행사에 감독당국 수장이 참석해 이례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임 회장 역시 우리금융그룹을 대표해 이 원장을 '의전'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원장과 임 회장간 밀월관계는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카드가 상생금융 패키지에 영세 가맹점·저소득층 대상 신규자금 지원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의미있고 시의적절하다"고 치켜세우면서 "이러한 노력이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회장은 "상생금융은 단순히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이 아니며 고객을 보호하고 금유그룹으로서 신뢰받기 위한 금융회사의 소명"이라며 "이러한 소명의식을 담아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카드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금융과 금융당국간 관계가 급진전하는 만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는 금융산업을 이끄는 민관 쌍두마차로 적정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충돌하거나 상생의 길에서 탈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호존중에 기반한 유기적 협력과 규제당국-피규제기관 사이 밀월과 유착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박근혜 정부 때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던 임 회장은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자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활동하던 2021년 4월 당시 출간된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 공동저자로 참여하며 '규제개혁과 자유로운 경제' 편에서 이렇게 저술한 바 있습니다.

 

"금융분야는 실물부문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혁신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감독기관의 태도와 시각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 (중략) 시장참여자의 행위를 일일이 지시하는 '코치'가 아니라 공정한 규칙 준수만을 감독하는 '심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중략) 그래야 금융인의 혁신과 창의를 살려내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다."

 

이 원장과 임 회장의 밀월관계가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과정인지 아니면 정권과 코드를 맞추어야만 살아남는다는 관치금융의 또 다른 버전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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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 기자 heysunny@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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