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2023-2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나이츠의 홈경기 개막전이 열린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시작 전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치어리더 복장의 '수아'가 자신을 다섯글자로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챌린지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어 '뉴진스'의 슈퍼샤이(Super Shy)를 춰달라는 요구에 노래를 흥얼거리며 춤을 추기도 합니다.
'수아'의 주 활동 무대는 가상세계입니다. 2021년 5월 공식적으로 데뷔한 그녀는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이기 때문입니다. 수아는 유니티 개발 엔진을 기반으로 대중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형일 온마인드 대표는 이날 경기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과 흡사한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움직이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이어졌다"라면서 "국내 최초로 풀바디 모션 캡쳐를 활용한 라이브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온마인드는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의 자회사입니다.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SK텔레콤[017670]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나수아 AI 보이스를 제작했습니다. 이후 SK텔레콤의 'A.' 메인 모델로 나수아가 발탁된바 있습니다.
온마인드는 수아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SK나이츠 농구단' 버추얼 휴먼 제작에도 나섰습니다. 전희철 감독 및 코치단, 김선형, 오세근, 허일영 등 선수 전원을 포함한 총 22명이 대상입니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버추얼 휴먼은 SK나이츠 홈개막전 인트로 영상에 사용됐습니다. 중세 시대의 기사단으로 변해 오크를 무찌르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선수의 얼굴이 미디어 파사드에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마무리는 '수아'가 담당했습니다. 경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4쿼터. 작전타임이 요청되자 대표 응원가 '질풍가도'가 울려퍼지고 응원단이 농구 코트를 채웁니다. 치어리더들과 함께 전광판에는 '수아'의 치어리딩하는 장면이 상영됩니다.

온마인드 측은 "인트로 영상 속 농구단 개개인의 얼굴 개성을 살리고 실제 같은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했다"라면서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복제하여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것으로 온마인드는 그중 사람을 가상세계로 복제하는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구단의 디지털 트윈 제작에는 카메라 129대와 조명 50대가 사용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3D 스캔 장비인 '포토그래메트리'를 자체 구축해 고화질의 3D 스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온마인드는 제작이 거듭되면서 소요시간도 단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SK나이츠 버추얼 휴먼 제작 초반에는 40~50분 정도 걸리다가, 중반부터는 20~30분 내에 스캔을 완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기자 움직임을 캡처해 3D 캐릭터에 적용하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목진우 온마인드 이사는 "기존 제작 방식은 오프라인 렌더링 방식으로 프레임 영상을 만들 때 한 프레임씩 렌더링을 거는 방식으로 시간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라면서 "실시간 렌더링 방식은 한 번 세팅만 되면 비용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목 이사는 "노래, 춤, 토크, 게임, 공연 등 코어타겟 니즈에 맞춰 실시간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해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활용해 팬덤 비즈니스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2025년 하반기 분기 손익분기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버추얼 휴먼'을 향한 대중의 심리적 거부감과 관련한 질문에 김형일 대표는 "리얼한 캐릭터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라면서 "사람을 완전히 리얼하게 구현하는 것보다는 캐릭터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온마인드는 최신 AI 기술을 접목해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는 AI 버추얼 휴먼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오는 11월 17일 SK 테크 서밋을 통해 'AI를 품은 풀 3D 버추얼 휴먼'을 주제로 첫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김형일 온마인드 대표는 "버추얼 휴먼의 핵심은 상호소통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온마인드가 다년간 쌓아온 버추얼 휴먼 제작 및 라이브 기술 노하우를 통해 사람과 교감하고 더 나아가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진정한 AI 버추얼 휴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