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할인율이 중장기적으로 축소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대신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지주사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투자세 폐지, 공매도 개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지주사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요소다. 지주사는 공정거래법상 부채비율 한도 제한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고, 자회사로부터 배당과 로열티 수익 유입으로 현금흐름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주사의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재원 확보가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만으로도 기업가치를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유 중인 자사주가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되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재유통 되는 경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은 보유 자사주를 3년 안에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고 SK이노베이션도 약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주사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주사가 중장기적으로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의 배당 확대를 위해선 자회사 배당 확대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가 성장을 위한 투자와 자회사에 대한 지원, 자체사업에 대한 투자를 감안하면 추가 배당을 위한 재원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회사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배당 지급 여력이 높은 지주사로 SK, 삼성물산, LG를 꼽았다. 세 회사는 2023년 3분기 기준 수취배당금이 5000억원을 넘고 지급배당금도 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돼 추가적인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지주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최우선주로는 SK를 꼽았다. SK에 대해 양 연구원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성장산업내 핵심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으나 2022~2023년 고금리로 인해 NAV 대비 시가총액 할인율이 크게 확대됐다"며 "2024년 상반기 이후 금리가 안정되면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