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엔비디아의 최고 AI 전문가들은 2025년에 가장 핵심이 될 AI 기술로 'AI 에이전트'를 꼽았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시카고에서 연례 최대 플래그십 콘퍼런스 '이그나이트 2024'를 열고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 선언하며 새로운 AI 기능을 대거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AI 에이전트란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 및 분석하며 환경과 상호 작용을 통해 사용자가 요청하거나 필요로 하는 작업을 스스로 결정해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일컫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기존의 챗GPT와 같은 'AI 챗봇'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율성입니다.
기존의 AI 챗봇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받아 원하는 값을 출력하는 데에 그치는 일종의 고도화된 검색 엔진처럼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텍스트 출력값을 도출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 목표 달성을 위한 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행위'를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AI 에이전트는 LLM만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다른 전문 프로그램이나 AI 모델, 챗봇까지 활용해 훨씬 넓은 범용성이란 특징도 가집니다.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 37억달러…차세대 AI 시장으로 평가
시장조사업체 SNS인사이더에 의하면 2023년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의 규모는 37억달러였습니다. 또한, 향후 해당 시장은 연 평균 44.9% 성장해 2032년 1036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AI 시장의 선두 주자인 MS는 AI 에이전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MS는 '이그나이트 2024'에서 AI 기반 작업 도우미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신규 AI 에이전트와 기능, 자율 에이전트(autonomous agents) 등을 소개하며 "코파일럿은 AI를 위한 UI로 앞으로 모든 직원은 자신을 알고 자신의 업무 방식을 이해하는 코파일럿을 가지게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MS가 공개한 AI 에이전트는 ▲화상 회의 중 이용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9개 언어로 통역해 주는 '통역 에이전트' ▲특정 사이트나 파일, 폴더가 있는 곳을 찾아주는 '셰어포인트 에이전트' ▲휴가 신청과 급여 및 복지 정보를 대신 확인해 주는 '직원 셀프 서비스 에이전트' 등이었습니다.
해당 서비스들은 모두 업무 환경의 편의성을 대폭 늘려주는 기능으로 MS는 이를 통해 업무 방식의 대전환을 가져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때때로 우리는 이런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신비롭게 여기지만 우리의 비전은 이를 워드 문서를 만드는 것만큼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구글 역시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21일(현지시간) 기업들이 구글의 기술 및 시장 지원을 활용할 수 있으며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생태계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업들이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구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AI 에이전트 스페이스' 분류를 추가해 AI 에이전트 경쟁사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스페이스는 현재 선정된 기업의 솔루션과 함께 제공되며 향후 몇달 안에 수백개의 AI 에이전트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도 AI 에이전트 앞다퉈 출시…네이버, 카카오 등 경쟁 합류
국내 AI 시장에서도 AI 에이전트는 단연 떠오르는 아이템입니다.
SK텔레콤[017670]은 자사의 AI 비서 '에이닷'의 고도화에 나서며 '에이닷 X'를 기반으로 한 통신 특화 AI 에이전트 개발 중이며 LG유플러스[032640]는 전화 대신 받기, 온디바이스 보이스 피싱 감지 등 기능을 앞세운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출시했습니다.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적지 않습니다. 에이닷의 경우 8월 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챗GPT에 이어 사용자 수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익시오는 출시 10일 만에 다운로드 1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도 잇따라 AI 에이전트의 상용화를 발표했습니다.
네이버는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서비스 전반에 적용한 '온서비스 AI'에 대해 지난 11일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통합 검색 기능은 생성형 AI 검색 기능인 'AI 브리핑'으로 쇼핑은 별도 분리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고도화해 양질의 AI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카카오는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지향하며 통합 AI 브랜드 '카나나'를 소개했습니다. 카나나는 일반적인 AI 에이전트를 넘어 'AI 메이트'로서의 가치를 지향하며 기억과 그룹 대화가 특징이라고 카카오는 설명했습니다.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로 구현되는 카나나는 이어지는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하고 그룹대화에서도 내용을 기억하고 컨퍼런스 참석 일정과 준비물 등을 사용자에게 메시지로 알려주고 요약해주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입니다.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핵심은 품질입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 서비스 사용자들은 '환각 현상(실제로는 없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가 출력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업체는 현재 수익이 아닌 고객과 데이터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서비스가 양질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라며 "이를 위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초기에는 사용자 확보에 보다 집중할 예정이며 이후 비즈니스와 B2B 산업과 연계해 점차 수익화 방법을 모색해 최종적으로 수익 모델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라 말했습니다.